7.20.2013

The Master


그래서 지난 수요일 마스터를 봤는데 그것에 대해 별로 할말이 없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별로 내키지 않는다. 대충 느낌은 그렇다. 영화의 소재와 그냥 개인적 관심 영역이 멀어서인것. P. T. Anderson이 영화 잘 만드는 감독이라는 건 알겠다. Magnolia를 봤을 때의 충격도 어렴풋 기억나고 There Will Be Blood도 영화적으로 대단히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는 건 누구든 알아볼 만 했다. Philip Seymour Hoffman과 Joaquin Phoenix의 소름끼치게 리얼한 연기가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본인을 계속 스크린 속으로 빨아들였지만 캐릭터들 자체가 관찰하기 좀 불편한 인물들이라 영화를 '즐기기'에는 좀 한계가 있었던 듯하다. 이건 내가 가벼운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겠지만. 전쟁 전에 각 캐릭터들이 원래 어떠한 인물이었는지 좀 더 보여주셨더라면 더 동조가 되었을런지도 모른다. Tom Cruise가 이 영화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9월에 Minneapolis에서 C. S. Lewis 컨퍼런스가 있는데 잘하면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주부터 고민하고 있는데 고작 4일 머무르겠다고 이틀을 비행기에서 보내는 강행군에 그닥 자신은 없어 계속 맘이 바뀌고 있다. 일단 일터에는 얘기해 놓았는데 이 주내로 결정해야지.

Popcorn이 시작했다. 이번 주말과 다음주말 중 시간 되시는 분들 White Box Theatre로 오시라. 자막을 올리고 있을테니.

드디어 어제 몇 달간 들고 꼼지락 대던 David Foster Wallace의 The Broom of the System을 다 읽었다. 그러게 과연 Pynchonian, Joycean, Wittgensteinian이라는 형용사가 다 와서 붙을만 하다. (아 그런데 P. T. Anderson 감독의 다음 작품이 Pynchon의 Inherent Vice란다. 이런 포스트모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영화화하는 건 어쩐지 불안하다. David Cronenberg가 영화화한 DeLillo의 Cosmopolitan을 아직 안본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거다.) 그렇지만 여기서 이어지는 여정의 모티브가 되시는 인물이 끝까지 나오지 않아 다소 실망이었다. 그, 목에 두꺼비를 달고 다니면서 다리를 저는 여자 이야기를 비롯해 여러 '이야기 속 이야기'가 대단 슬프면서도 웃기는 게 있어 읽는 동안 계속 Infinite Jest에 대한 향수를 일으켰다.

그에 이어 작년 여름부터 계속 손에 쥐었다 놓았다하고 있는 The Magic Mountain을 다시 집어들었다. 표지가 지겨워서라도 이번엔 마지막 장을 읽으리라. 이런 쓸데없는 고집.일까.

비가 한참 오다가 이제 매미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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