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2013

Wednesdays


나는 보통 직장인 같지 않아 토요일에 잠깐 일하는 대신 수요일은 논다. 요즘 수요일의 낙이라 함은 점심 느즈막히 광화문의 천장이 높다란 파리 크라상에 가서 우적우적 빙수를 먹는 다든지 죽치고 앉아 번역이나 아이들 에세이를 고쳐주며 입이 궁금할 때마다 이것저것을 집어 먹는 재미이다. 바깥은 빛이 좋고 꽤 여러가지가 녹색이고 저 앞으로 분수들이 오르고 내리고 있어 집에 박혀 있으면 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연상작용들이 다방면으로 가능하다. 요즘은 7월에 있을 Popcorn을 번역 중이다. 살도 조금 찌우는 겸 체력 보강을 위해 여름간 '낙 프로젝트'로 세운게 수요일 마다 고려삼계탕에 가 삼계탕을 먹는 거였는데 이 계획을 지난 주 금요일 세우고 오늘까지 참지 못해 일요일에 나와서 삼계탕을 흡입했더랬다.

또 하나 낙은 이렇게 앉아 있다 저쪽으로 조금 걸어가서 씨네큐브에 새로 걸린 영화들을 제법 사치스러우면서도 캐주얼하게 보는 재미이다. 지금 걸려 있는 오개 영화 중 네 개는 봤고 오늘은 Marie Krøyer를 볼거다. 트레일러를 봤는데 기대는 많이 없다.

낙은 또있는데 이 바로 지하층 교보문고에 내려가서 책표지를 구경하고 없는 책을 주문하고 예쁜 색 지브라 형광펜을 사는 즐거움이다. 최근에 Zadie Smith의 On Beauty를 읽었고 James Salter의 A Sport And A Pastime을 주문했다. 얼마전 그가 Guardian에서 읽어준 Lydia Davis의 Break It Down을 두 번이나 들었다. 멋진 단편이었다.

그리고 광화문에는 광화문수제비가 있다.

조금 아까 경찰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본인은 죄가 많아 조금 두근했는데 알고 보니 그들도 먹으러 들어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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