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2014
Ketil Bjørnstad : Svante Henryson_Visitor
몇 주 전부터 잠들기 전 한번씩 듣고 자게 되는 곡이다.
11.19.2013
Dear R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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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Kinfolk |
조악하게 풀어놓은 저의 일상과 두서없는 소리에 공감해주시고 가끔씩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하루의 기록을 조금씩 남기고 있으나 아마 당분간 이 곳은 뜸할 것 같습니다. 다른 공간이 생겼고, 손에 잡히는 하루의 시간이 아주 많지는 않은 관계로 한 곳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 역시 이곳은 가끔씩 기억하고 찾아오겠습니다. 이를테면 오늘처럼 이렇게 무한반복으로 들을만한 좋은 음악을 발견했을 때 말이지요.
Tony Paeleman_Landscape
11.12.2013
ode to lemon ginger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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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Brian Ferry |
지금 당장 이마트에 가시면 각종 차와 커피, 코코아 등등이 있는 코너에, D 회사에서 나온 "아가베레몬생강차"라고 써있는 조그만 병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호주머니에 칠천원 정도 갖고 계시다면 겨우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두 잔정도 포기하시고 이것을 사십시오. 이 병을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 집에 돌아와 차 포트에 물을 올려놓으십시오. 커터로 비닐 껍질을 벗기고, 뚜껑을 잘 열어 보십시오. 잘 안되면 고무장갑을 끼고 차분히 시도해 보십시오. 펑 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머그잔을 꺼내 다섯 티스푼 정도 내용물을 덜어내십시오. 물이 다 끓었으면 머그잔에 알맞게 따라내고 기대에 찬 마음으로 천천히 잘 저어주십시오. 10초 정도, 서두르지 않게 뜸을 들이고 이제 호- 불면서 그 맛을 음미해보십시오.
...
여기까지 하셨으면
당신은 제가 괜찮은 사람,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 기호에 따라 주변에 주황색 불빛의 미니 전기스토브, 혹은 초를 켜놓거나 평소 좋아하는 작가의 아직 읽지않은 단편 소설이나, 좋아하는 화풍의 그림책, 어느 때 들어도 잘 질리지 않는 음악과 곁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 만약 이걸 오늘 저녁 즈음에 하실 수 있으시다면, 그러시는 중에 제가 숨쉬고 있는 대한민국 서울시 마포구 쪽을 향해 긍정의 끄덕임을 한 번 해주십시오. 제가 이런 걸 널리 알려드릴려고 태어난 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제가 쭉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살아도,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드리는 것보다 아무쪼록 더 영양가있고 의미있는 인생을 살도록 애써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입니다.
11.11.2013
learn to take it day b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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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Marcus Møller Bitsch |
씨리얼을 후루룩 마시듯 한 다음, 크고 빨간 사과를 먹으면서 Alice Munro의 단편을 하나 읽다가 다시 졸음이 와 스르륵 또 누워자다 일어나 보니 열한시가 좀 넘었다. 올해 1월 그녀의 Dear Life
지난 주 금요일엔 수업 15분 전 갑자기 뷁하고 변덕인지 영감인지 모르는게 오셔서, 아이들과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간추린 버전의 Moby-Dick
11.08.2013
x-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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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Register |
두 달간 미뤄왔던 <정형외과 가서 손가락 엑스레이 찍기>를 드디어 해내었다.
나는 타인의 기대에 열심히 부응해보고자 그들끼리 지칭하는 <회식>자리에 따라나선 것이었다. 그러다 그 중 한 분이 고기는 잘 안드시고, 물 같이 생긴 작은 잔을 연거푸 들어마셔 순식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버린 것처럼 되버리고 만 상황이었다. 화장실에 가겠다는 그녀가 어쩐지 위태위태해보여 같이 일어났는데, 그녀는 예상대로 목적지를 향해 가지질 않고 비틀비틀 차도쪽으로 비껴나갔다. 나는 몸의 방향을 바꿔주려던 의도였을 뿐이고 그녀는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걸 표현하려고 했었을 뿐이겠다. 혼자서도 괜찮다고 나를 살짝 밀쳤을 뿐이었을 텐데 하필이면 그녀의 몸집이 나보다 컸던 터라, 이 몸은 그대로 균형을 잃고 아스팔트 도로 위를 살짝 날다시피했지만 실제로 날지는 못해 오른 쪽 무릎과 오른 손가락 들을 중심으로 대충 팽개쳐진 것이었다.
무릎에서 피를 많이 흘렸고 딱지가 완전히 앉고 떼어지는 데 6주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여간해선 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검보라색 흉터가 생겼다. 오른 손가락 3,4,5번이 삐그덕대며, 통증인지 불편한건지 분간이 애매한 아릿아릿함이 그간 계속 있어왔다. 그렇지만 심하게 붓거나 했던 것도 아니니 뼈가 부러진 건 아닌 것 같다는 판단 하에 병원에 가는 걸 계속 미뤄왔다가.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며 느껴진 첫 감각이, <손가락이 아프다>는 거였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부지런을 떨어 밖에 나가 병원으로 걸었다.
<큰 이상은 없고 그냥 삔 것>이 의사 선생님의 총평이다.
내가 넘어져서. 상처가 나서. 흉터가 남아서. 손가락이 삐그덕거려서. 이 사건에 얽힌 그녀가 <기억에 남을만한 인물>이 된 것도 틀리진 않지만. 그런 것 보다 더 깊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박힌 건, 그 모든 게 일어나기 2분 전, 고기를 구우면서 원치않게 들었던 <말>들이다. 나는 그런 것들을 들어버려서 내딴의, 이웃을 둥글게 사랑하고 싶은 노력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싫었다. 어디 뭐든 내 맘 편해지라고 바깥 일이 그렇게 되는가 말이다. 들이마시면 취하게 되있고 나온 말은 이미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 어떤 식으로든 소화되어 삼켜지게 되어있다. 나는 몸은 피곤했지만 정신은 멀쩡히 듣는 중이었기 때문에 그 순간 만큼은 그것이 쌍방향으로 일어나지 않은 것이 유감이다.
요는, 타인의 기대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니 부응하고자 하는 기대는 스스로 선택해야겠다는, 그런, 또 들으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아니오>의 섭섭함을 안겨주는 불편함은 찰나이고 흉터는 왠만하면 오래간다는, 그런, 또 뻔하지만 맞는 것 같은 얘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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