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6.2011

Red



사실 배고픈 연극을 보고 싶은 요즘이었으나. Mark Rothko에 대한 연극이라길래. 취향에 대한 괜한 책임도 느끼고 내용도 평도 괜찮은 것 같아서 시도했다.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지만 결정적으로 캐릭터에 의심이 생기니 연극 자체에 몰입이 되지 않더라. 대부분 대사로 푸는 2인극에 캐스트만큼 중요한 것도 별로 없을 텐데 갸웃했다. Rothko역을 맡으신 배우의 평소 역할이나 모양새가 어딘가 Rothko의 진지함과는 한참 다른 핀트의 진지함이라 그가 소유하고 있다는 LP목록부터 과연 그림에 관심이나 있으실까라는 의심이 생기고 마는 것이다. 조수 역을 맡으신 분 역시 눈물 씬을 포함하여 연기 자체는 훌륭하신듯 하나 보통사람들 보다 바닥을 한번 더 바운스하며 걷는 것 같은 느낌. 다소 갑작스럽고 과장된 몸짓 표현이 왠지 뮤지컬 배우를 보고있는 듯 했다 (실제 그럴지도 모른다).

외국의 실제 인물을 다루는 극이고 또 작품내에서 동시대의 아티스트들이 여럿 언급되는만큼 국내에서 완전히 소화되기에는 애초부터 한계가 있었다. 간간히 들리는 번역체는 그렇다치더라도 애드립인 듯한 대사들이 본래 연기되는 캐릭터와는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한국적이라,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인상이 아쉬웠다. 열심은 눈에 보이는데 설득이 안되는 것에 내가 괜히 미안해졌다.

사실 이 작품의 오리지널 클립들을 몇 개 보고가지 않았더라면, 인상적인 원래의 대사들을 어느정도 알고 가지 않았더라면, Alfred Molina와 Eddie Redmayne이라는 배우들의 연기를 눈여겨보고 가지 않았더라면, 오늘 연극이 비교적 덜 억지스러워보였을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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