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2012

This Morning

Riverbanks
Paul Cézanne

아침. 이미 의식은 깨어있는 상태에서 한참을 누워 뒤척이다가 불편한 자세 그대로 어제 읽다만 책을 끝내고 마지못해 일어나 샐러드를 해먹으려고 야채를 씻으면서 커피를 내렸다. 안그래도 용감한 French Roast를 진하게도 내렸다. 삶은 달걀과 에담 치즈, 엄마가 가져다주신 천혜향을 넣고 바질, 시저 소스를 한 그릇 가득 담아 단조의 왈츠 음악과 함께 먹고 있으려니 부르주아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전에 읽다만 The Custom of the Country를 좀 읽다 내려놓고 카카오톡을 좀 하다가 커피를 다마셔버려 또 한번 내렸다. 탁자에 앉아 아직 누워 있던 자리가 그대로 남아있는 침대를 내려다보면서 이번엔 우유를 섞은 커피를 마시고 있으려니 왼쪽 가슴부분 옷이 규칙적으로 흔들리는게 보여 왜 그런가 했더니 심장이 뛰고 있는 거였다. 순간 저녁 때 시간이 되면 짧더라도 이메일을 하나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뻔하고 다를바가 없는 맺음은 틀린 것 같다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다른 때와는 빛이 다른 오전이 다 가기 전에 건반을 좀 두드렸다. 모짜르트를 원하게 될 날이 있을 거라고 그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살고보니 모짜르트만큼 심플하고 클리어한 음악도 없다. 심플하고 클리어한 것은 세월이라는 것이 갈수록 원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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