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2012

Shaken

Man Bencind Down Deeply
Egon Schiele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먼저 손을 내밀어 놓고 옳거니 맞장구 친 것에 해를 입었다고 요란을 떠는 격이다. 나는 그 때 내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봐버렸기 때문에 속이 메쓱거리고 제대로 앉아있을 수도 없을만큼 힘이 쪽 빠졌다. 남의 습관을 나무랄 것도 없다. 나도 어물어물하다가 꼭 그렇게 망쳐놓고 마는 습관이 있다. 약함을 무기삼을 줄 아는 것처럼 교활한 꼴불견이 또 있을까. 강함과 아름다움을, 그것이 뭔지 알든 모르든, 흉내내는 시늉이라도 할지어다.

모처럼 황금같은 휴가인데 이건 단순히 으스스한 몸살기운은 아닌 것 같고, 눈앞도 흐릿하고 몸 마음 정신 탈탈털어 잘생기게 각진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자꾸 모두 드러눕기만 한다. 손에 쥐고 있지도 않은 뭔가를 다 포기해버리자는데. 뭘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자꾸 이런식으로 곤두박질쳐 내가 가장 사랑했으면 하는 분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싶지 않다. 그 외 이웃이라고는 도대체가 사랑할 수가 없다. 사랑해지지가 않는다. 이 불쌍하지도 않은 여자를 어찌해야할까.

어쨌든 몇 글자를 적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좀 앓아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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