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8.2012

Lunch

Carolina Morning
Edward Hopper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또렷이 인식하고 선택하여, 지형학적으로 주변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의사를 물어 동의를 얻은 다음 오전 열한시 반이 채 되지도 않았을 적에 점심이라고 먹으러 나갔으니 이렇게 달음질을 하게 한 음식의 이름은 짬뽕이렷다.

식후 아주 만족스럽게 (은유적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옆건물 커피빈에서 나눈 대화의 주제로는, 관리자와 실무자간의 관계, 지극히 주관적일수 밖에 없는 업무 평가, 마찰과 갈등과 대립을 포함한 대부분의 human interaction이 사실 얼마나 중독적인지, 그게 얼마나 웃기고도 사실 무서운지, 남녀 사이에 '좋은 사람'으로 남는 것이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얼마나 웃기는 주객이 전도된 일들을 얼마나 평범한 얼굴로 매일같이 범하고 있는지, 등이 있다 . 

발가락에는 절대 빨간 매니큐어를 칠하지 않고 볼일이다. 

피아노를 치면서 음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길 줄 알게 된것은 아주 나중 일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단어 하나하나를 눈여겨 볼 줄 알게 된 것도 아주 나중 일이었다. 살면서 매초 매분에 의미를 두게 되는 것은 아직 진행중이라고 본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 사람 한 사람 각양각색의 진가를 알아보는 것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