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8.2012

Playground



한국 사회의 불안을 주제로 했다는 아르코 미술관의 기획전에 누군가 가고 싶다길래 동행했다. 상식과 의심, 모호하지만 무거운 불안감, 일상에 묻어감, 소외와 은닉, 같은 것들이 주제어가 될 법하다. 위 사진의 Illuminant Scene이라는 사운드 작업 설치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다.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하나 하나 작품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오랜동안 대화를 나누는 건 어쩐지 십 년만인 것 같은데, 잘 생각해보면 세상에 태어나 처음일 수도 있다. 

대학로에 가본 것은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왠지 그곳은 여름과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십대 초반까지 뭐라도- 가졌던 것이라면 열렬히-라기보다는 너무 아무렇게나 쏟아부은 곳이기도 하지만 어느 여름날 아침 혜화역 파리크라상 옆 스타벅스에서의 스냅샷 같은 장면 외에 특별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그 스타벅스는 2번 출구 앞으로 이사한 것 같았다. 타셴이 그대로 있길래 그 때와 별다를 바 없는 샌드위치를 먹고 백년만에 가는 천년동안도에 가서 한상원 밴드의 공연을 봤다. 기타와  베이스의 솔로에 흥이 났음에도 보컬 겸 코러스 분들이 한 분 씩 나올때마다 벌어지는 흘러간 팝송의 향연에 나는 눈을 어디에 둘지를 모르고 조금 많이, 오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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