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2011

A Hidden Life

Still Life, 1859
Claude Monet



















묵은지 김치는
진득-하니,
그저 오래-동안 묵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꺼내 먹는 것이 제맛이라고.
중간에 자꾸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꺼냈다 집어넣었다하면
김치가 제대로 묵어지지를 않는다고.
아빠가 예전에 그러셨던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
아래 포스팅을 하면서.
무슨연관인지는 생각하기 귀찮고.
여하튼 저것이 생각나니
George Eliot의 Middlemarch 마지막 부분이 이어 생각난다:


Certainly those determining acts of her life were not ideally beautiful. They were the mixed result of a young and noble impulse struggling amidst the conditions of an imperfect social state, in which great feelings will often take the aspect of error, and great faith the aspect of illusion. [...]
But we insignificant people with our daily words and acts are preparing the lives of many Dorotheas, some of which may present a far sadder sacrifice than that of the Dorothea whose story we know.
Her finely-touched spirit had still its fine issues, though they were not widely visible. Her full nature, like that river of which Cyrus broke the strength, spent itself in channels which had no great name on the earth. But the effect of her being on those around her was incalculably diffusive: for the growing good of the world is partly dependent on unhistoric acts; and that things are not so ill with you and me as they might have been, is half owing to the number who lived faithfully a hidden life, and rest in unvisited tombs.


이여자가
묵은지 김치 비슷한 것이 되고 싶나보다.
one of the obscure. the unknown.

Blessed Am I




















아슬아슬했다.
지난주부터 좀 삐그덕거린다는 신호를 받긴 했는데
특히 지난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나서
월요일부터 정신이 몽-롱-했었다.
지금이 아까같고 아까가 지금같고 이 생각이 저 생각같고
이것저것 구별이 잘안되는 상태.
반쯤 뜬 눈을 하고 누가 뒤에서 밀어서 쓰으윽 밀려다니는 것 같은.
화요일에 휘청하면서 정신줄을 놓쳐서
아 이여자가 무슨 일을 벌일지도 모르겠구나했는데
어제 오후에 아예 그 줄을 몇 분간 놓아버리고
감정에 휘말려있는 동안
감당안되는 일을 벌리지 않은게
희안할 정도다.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생각과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감정의 기복 곡선을
이를테면 -0.5에서 +0.5 사이라는 통제가능한 범위내로
그동안 용케 붙들고 있었다면
어제 오후같은 때는 그것들이 -50에서 +50 범위에서
이렇게 저렇게 출렁출렁대는 상황이다.

이 여자가 봄을 타는가.
혹시나 갑자기 연애를 하고 싶어서 이러는가.
하여
어제 점심시간에는 근처 롯데에 걸어가
윤롯데와 점심을 먹으며
일주일에 한번씩 한 네번정도
한달 동안 부담없이 만나볼 사람을 내놓으라고 하기도 했다.
(윤롯데는 그의 인생이 회사밖에 없다며 내가 붙여준 이름이다.
그밖에도 내가 붙여준 이름에는 윤엑셀 등이 있다.
저번주부터 윤옵빠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그 이름은 아직 무리라는 것으로 오늘 밝혀졌다.)

그러고는 어제 집에와 저녁도 안먹고 8시부터 잤다.

그래가지고 오늘 일어났더니
정신이 확 깨끗해졌다.
읽고 있는 책도 더 재밌고
듣고 있는 음악도 더 좋고
밥도 더 맛있고.
정서적으로 봄같은 것을 타는 고상한 것이 아니라
원초적인 측면에서 단순한 수면 부족이었던 것.

갑자기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이 먹고 싶어져서
퇴근길에 서현에 들러 꼭봐야한다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볼까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자전거를 개시해야 겠구나하고
집에 냉큼와서
창문을 활짝 열고 저녁을 먹고서는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탄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발을 구르는 것이
발을 구르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앞으로 나가면서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흔드는 것이
너무 좋아
너무 좋아
평소에 내 삐죽한 얼굴 모양을 알고 있는 이들이 믿거나 말거나
알파벳 D를 엎어놓은 입모양을 하고
눈도 코도 몸 전체가 막 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기쁨을 나만 알 수 없다하여
한손으로 자전거를 타면서
요즘 일이 바빠 매일 야근이라고 울상인 측근과
출산예정일이 몇달 안남은 측근에게 전화해서
법석을 떨며 말그대로 "약오르지롱"이라고 약올렸다.
헤헤헤.

점점 어두워지면서
바람도 쌀쌀해져
집에 들어오니
코가 쭉 나왔지만
상관하지 않고 냉장고에 있는 브라보콘을 꺼내서
헤죽거리며 야금야금 먹었다.

오늘도 일찍 자야지.
아 감사해.
아 좋아:)

3.28.2011

Preludes




















I

The winter evening settles down
With smell of steaks in passageways.
Six o'clock.
The burnt-out ends of smoky days.
And now a gusty shower wraps
The grimy scraps
Of withered leaves about your feet
And newspapers from vacant lots;
The showers beat
On broken blinds and chimney-pots,
And at the corner of the street
A lonely cab-horse steams and stamps.
And then the lighting of the lamps.

II

The morning comes to consciousness
Of faint stale smells of beer
From the sawdust-trampled street
With all its muddy feet that press
To early coffee-stands.
With the other masquerades
That time resumes,
One thinks of all the hands
That are raising dingy shades
In a thousand furnished rooms.

III

You tossed a blanket from the bed,
You lay upon your back, and waited;
You dozed, and watched the night revealing
The thousand sordid images
Of which your soul was constituted;
They flickered against the ceiling.
And when all the world came back
And the light crept up between the shutters
And you heard the sparrows in the gutters,
You had such a vision of the street
As the street hardly understands;
Sitting along the bed's edge, where
You curled the papers from your hair,
Or clasped the yellow soles of feet
In the palms of both soiled hands.

IV

His soul stretched tight across the skies
That fade behind a city block,
Or trampled by insistent feet
At four and five and six o'clock;
And short square fingers stuffing pipes,
And evening newspapers, and eyes
Assured of certain certainties,
The conscience of a blackened street
Impatient to assume the world.

I am moved by fancies that are curled
Around these images, and cling:
The notion of some infinitely gentle
Infinitely suffering thing.

Wipe your hand across your mouth, and laugh;
The worlds revolve like ancient women
Gathering fuel in vacant lots.

-T. S. Eliot, 1915, 1917


전에 이 시를 보았을 때
더럽고 추하고 공허하고 슬프고 익숙한 것들 와중에
설명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어떤 아름다움의 흔적을 보고 지나간 것 같아서,
요즘 내 생각이 자꾸 그런 개념 주변에 놀러 다니는 것 같아서
이 시를 찾아 책을 뒤졌다.  

모든 아름다운 것의 근원이
이 어둡고 쓸쓸한 Preludes에도
여기에도
저기에도.

3.26.2011

Kill Team

La Mohammed Kalay, Afghanistan, 2010.
Photo from The New Yorker





















이 사진 속의 남자의 웃음과
이 사진과 같이 올려진 두번째 사진속의 여자의 웃음
그리고 네번째 사진이 있을 수 있게한
세번째 사진속 사람들의 유유자적함은
어제 오전부터 내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위 기사를 다 읽고
순간 작년 12월 논문 본심 전 윤교수님께서
다른 두 부심 교수님들께
"Esther doesn't like politics."
라고 짧고 명확하게 단정지으셨던 장면이 플래시백되었다.

'다른' 문제인 줄 알았는데
내가 '틀린' 것인가.

아니다.
이것은 정치라는 말이 우습고 하찮게 들릴정도로
훨씬 근본적인 어떤 것부터 틀어진것이다.
Our thinking has gone very bad, indeed.
라고 했던 Saul Bellow의 지적보다
더 심각하고 치명적이게
어떤 것이 망가진 것이다.

3.24.2011

Wilful Sentimentalism

Waiting for Spring, 1976
James Childs



























얼마전부터 그림을 그리는 어떤 열 네살 아가를
일주일에 두번씩 보기로 했다.
지난 번에 봤을 때는 내 엄지 손톱에 꽃을 그려주겠노라며
왼손 엄지에는 하얀 꽃
오른손 엄지에는 검정색 꽃을 그려놓았다.
딱히 내 취향이라고 할 수는 없는 꽃모양이지만
어차피 같잖고 불완전한 스타일을 고집하고 우기느니
측은하게나마 한 인간으로부터 온 온정의 흔적을 남기겠다며
며칠째 그대로 달고 다니고 있다.
감상은 이럴 때 안젖고 언제 써먹는단 말인가.

3.23.2011

Joy

The Seine at Bougival in the Evening
Claude Monet 1840-1926























오늘 아침 출근전 카페에서의 희열을 기억하기다.
문자그대로의 의미에서 땀흘리는 것을 싫어하는 나이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밭을 갈아 일구고
씨를 뿌리고
물과 빛를 대주는 노동이 하고 싶다.
딱히 잃을까 두려워하며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은 지금
얼마나 자유로운지 모른다.
이런 자유함과 동시에 인식된 어떤 노동에의 갈증.
그것은 아무도 뺏어갈 수 없는 기쁨이었다.

3.22.2011

Sotto Voce

Symphony in Grey - Early Morning, Thames
James Abbot McNeil Whistler 1834-1903




















구실이라면
Clint Eastwood의 Hereafter를 보고 나서
라흐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을 연습하고 있는 기념의 믹스이다.
한번에 다 올리기는 좀 아깝지만서도.

+ Bruch: Violin Concerto No.1 in G Minor, Op. 26 - 1. Allegro Moderato
+ Chopin: Prelude #20 in C Minor, Op. 28/20
+ Sibelius: Violin COncerto in D Minor, Op. 47 - 1. Allegro Moderato
+ Rachmaninov: Piano Concerto #2 in C Minor, Op. 18 - 2. Adagio Sostenuto
+ Tchaikovsky: Symphony #6 in B Minor, Op. 74, "Pathétic" - 4. Finale
+ Beethoven: Piano Concerto No. 5 in E-flat, Op. 73 "Emperor" - Adagio
+ Vladimir Martynov - Come In! - 6
+ Chopin: Prelude #4 in E Minor, Op. 28/4
+ Bach: Concerto in D Minor for Two Violins, BWV 1043 - Largo
+ Wagner: Tristan und Isolde - Prelude to Act III

Books and Movies

Still Life
Henri Fantin Latour 1836-1904





















2월부터 지금까지 본 영화:

Fried Green Tomatoes
Blue Valentine
Conviction
Prête-moi Ta Main (Revisited)
Ils Se Marièrent et Eurent Beaucoup d'Enfants
Hereafter
Norwegian Wood

읽은 책:

The Four Loves by C. S. Lewis
Brave New World by Aldous Huxley
Sons and Lovers by D. H. Lawrence
The Magician's Nephew by C. S. Lewis
The Giver by Lois Lowry
The Confessions of St. Augustine

Pearl Buck의 The Good Earth를 보는 중인데
주인공 Wang Lung이 한 180쪽 될 때까지 너무 가난하고 굶주려서
괜히 내가 계속 막 배가 고파 끊임없이 먹어댔다.
너무 계속 먹어대서 그러다 훅 간다며
일터에서 옆에 앉은 애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그 전 The Confessions of St. Augustine을 보면서는
좋다하는 문장들을 노트에 옮겨적다가
나중에는 너무 많아 포기하고
그냥 책 전체를 형광색으로 다 칠해버렸다.

Wolfgang Haffner



Trip.
6년 전 음악이라
더군다나 유행에 민감한 기계음이 많이 들어가
좀 촌스러운 감이 없지 않지만
가끔 점심먹고 힘빠질 때 한번 들어주면 괜찮다.
4분 30초 넘어갈 때부터 음악이 막
괜찮아
뭐든 괜찮아
그래도 돼.
하는 거 같아서.

Eldar의 두번째 앨범도 그 무렵이었는지
이 곡이랑 비슷하다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Eldar는 그러고 나서 뭐하는가.

몇 아티스트를 제외하고는 내가 소화하긴엔 너무 아방가르드한 ECM보다
ACT가 훨씬 안전한 편이다.
Wolfgang Haffner과 Lars Danielsson의 시그니처 에디션을 하나씩 더 주문했다.
올해 제일 기대가 많은 공연은
Keith Jarrett도 Pat Metheny도 아닌 Lars Danielsson이다.

Seek the Truth

Awaiting His Return
Daniel F. Gerhartz




















Bring forth what is true;
Write it so it's clear.
Defend it to your last breath.

- Ludwig Boltzmann, quoting Faust

Seek the Truth가 먼저 와야 할 것이다.
굳이 안써도 될만큼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시간강사제가 폐지된다는 뉴스를 보고
왜 내가 기분이 뒤숭숭해지는지
점심시간에 광화문 일대를 방황했다.

3.19.2011

Wagner Das Rheingold























어제 회사끝나고 또각또각 걸어서
호암에서 Met Opera 1탄으로 하는 바그너를 보러갔었다.
4년 전쯤 엘지아트센터에서
Andersen Project의 장르를 넘나드는 연출로 충격를 주었던
Robert Lepage의 작품이라 1탄과 마지막 탄은 꼭 봐야겠다 생각했다.

과연
James Levine의 훌륭한 지휘는 말할 것도 없고
무대에서 벌어지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믿기 힘들정도로 마술같은 연출이었다.
아트홀을 빠져나오면서 대부분 관객들도
"말도 안돼" "어떻게 그게 가능해?"등
감탄을 넘어 그들 눈을 의심하는 듯한 반응이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경외심마저 들게 하는 엄청난 힘이 있었다.
직접 메트에서 본다면
그자리에 몇 분이고 얼어붙어 있겠다 싶었다.

Hello?

























그래도 이렇게 웃긴데 어떻게 안웃어

3.16.2011

Céline







































Céline Fall 2011
Photo from The Sartorialist

고져스

라고.
이 어처구니 없는 가벼움.
이웃 나라가 저 아우성인데.
믿었던 땅이 무너졌는데. (딛고 설 땅을 못믿으면 당최 무얼 믿느냐고.)
한 순간에 영문도 모르고 다 죽어버렸는데.
수천만의 공포와 고통으로 신음하는 곳에서
얼마나 넋빠진 눈과 얕은 심장을 가져서
그렇게 또 쉽게 감탄하고
그렇게 또 쉽게 뭐가 좋아질 수 있는지.

나도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해보고 싶단말입니다.
라고 말은 할 수 있지만
아마 이것마저도 마음 전체로 원하는 것이 아니기에
안되고 있는 것이겠지요.

3.13.2011

Dangerous Knowledge



An absolutely fascinating documentary by David Malone.
(To see the entire documentary, click here)

나이가 들어
명쾌하고 시원한 대답보다
용감하고 정직하고 진지한 질문이 더 멋지게 들린다.
이 다큐 속 네명의 과학자 - Georg Cantor, Ludwig Blotzmann, Kurt Gödel, Alan Turing - 들이 문자 그대로 '미쳐가도록' 고심했던 여러 질문들이 그러하다.
이를테면
1더하기 1이 왜 2가 되는가
논리에 한계가 있을 수 있는가
어떠한 질서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가
당신이 논리와 질서를 뛰어넘는 직관이라는 것을 가졌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가 그러하다.

'영원'이라는 단어와 그 개념은
전혀, 절대로 예사로운 것이 아닌데
그것은 지금, 여기, 당장
불완전하고 유한한 나와 항상 가깝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할 때마다
뭔가를,
새롭게 하는 효과가 있다.

The Secret

Vilhelm Hammershoi

























I am the happiest man alive.
I have that in me
that can convert poverty to riches,
adversity to prosperity,
and I am more invulnerable than Archilles;
Fortune hath not one place to hit me.

- Sir Thomas Browne, 1642


J'ai appris à me contenter de ce que j'ai.
Je sais vivre dans la pauvreté,
je sais vivre dans la richesse.
Tousjours et partout,
j'ai appris à être rassasié et à avoir faim,
à vivre avec beaucoup et avec peu.

- Philippiens 4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딱히 신경쓰고 염려할 것이 없어서,
그냥 상황이 지낼만하니까 평정을 유지하는 것과
알고 겪고 느끼고 혼란스러운 것이 많은 와중에
고요하게 기다리고 앉아있는 것이
보기에 무어 다르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두개가 다른 것을 알아주시는 이가 계시다.

3.10.2011

At Lunch


I'll never get used to this utterly useless tension and fuss.
무엇보다
회사에 다니는 것은 너무 졸린일이다.

Ah, but I don't want to be cynical.
어려워.

Chagall
















어제 일끝나고 또각또각 걸어서 샤갈전에 갔다왔다.
샤갈의 그림에는 사랑과 유머와 화가 자신의 자의식이 흐른다.

그림을 보는 것도 좋지만
그림처럼, 칠해진 색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Pat Metheny를 예매했고
다음주 호암에서 시작하는 MET Opera 1탄을 예매했다.
누구에게 쓰시겠다는 것인지 어제는 편지지도 두툼히 샀다.
오늘은 디자인 문구용품 코너에서
작고 기발한 것들에 감탄하며 한참을 서성이다가
편지봉투에 붙일, 기가막히게 예쁜 스티커를 골랐다.

설레일 것이 많이 생겼다. 

3.07.2011

Anima Tranquilla

Nocturne - Blue and Silver, 1872
James Abbott McNeil Whistler




















오후부터 기분이 내내 뒤숭숭해
이여자가 또 무슨 부담스런 일을 벌일까봐
냉큼 집에왔다.
집에와서 Ils se marièrent et eurent beaucoup d'enfants를 보며
혼자 집에서는 한번도 안해본것도 해보고
쇼팽을 좀 치다가
기분이다 싶어 클래식 음악 믹스를 만들어보았다.
이렇게 비슷한 것끼리 모아놓으니 
좀 지루하다 싶어도 
정말 주옥같은 곡들이다.

+ Brahms: Piano Concerto #1 in D minor, op. 15 - 2. Adagio
+ Vladimir Martynov: Come in! 5
+ Chopin: Piano Concerto #1 in E minor op.11 - 2. Romance
+ Berlioz: Roméo et Juliette, op. 17 - Scene D'Amour
+ Smetana: Ma Vlast - Vlatava
+ Mahler: The Song of the Earth - Der Abschied
+ Beethoven: Piano Sonata #26 in E flat, op. 81A, "Les Adieux" - Andante Espressivo
+ Rimsky-Korsakov : Scheherazade, op. 35 - Story of the Calendar Prince
+ Chopin: Prelude #14 in E flat minor, op. 28/14
+ Mahler Symphony No.9 - 4. Adagio Sehr Langsam und noch yurückhaltend
+ Wagner: Tannhauser- Overture and Venusberg Music

...를 올리려 했지만 Der Abschied와 Wagner는 한 곡당 25분이 넘어가므로
파일이 너무 커서 안올라간다.
아쉽지만 두 개는 빼고.

Pat Metheny와 Keith Jarrett이 또 오실 모양이다.
이번엔 팻메스니가 Antonio Sanchez같은 훌륭한 친구들과 함께 오니 왠만하면 가야겠다.
근데 왜 자꾸 세종이야.


3.06.2011

Reading is Overrated?

James Abbott McNeil Whistler
The Novelette, 1883







































2주 전쯤 Guardian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Too many people will have you believe that our very humanity resides in books 
- and that's reading a little too much into it"
이 Rick Gekoski가 단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책을 읽지 말자는 얘기도 아닌데
거품을 문 "reader"들의 반응도 그 기사 못지않게 흥미로웠다.
책 읽는 것을 꽤 좋아하는 나이지만
그가 기사의 마지막 즈음 Philip Larkin을 인용할 때
-"I should never call myself a book lover any more than a people lover.
It all depends what's inside them"-
그의 의도에 어느 정도 동감하기도 했다.
특히
"What we read can affect us vitally, penetrate, stimulate and inform us, but not always in the right ways, or at the right times, or about the right things. [...] if it were true that wide and deep reading redounds wholly positively on the development of a wholesome self, consider a typical member of a university English department, and despair."
하는 부분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학기 대학원 수강 편람을 조회하며 한숨쉬었던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게.

요즘 마케팅의 수단으로
"책읽지마라"라는 식의 거칠고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서점에 누워있는 동안 고의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잊기로 한
책들이 꽤 나오고 있는 듯하다.
그런 책들 아직 안읽어봐서
진짜 책읽지 말라고 하는 책들인지 모르겠지만
Philip Larkin이 위에서 하는 말과 어느 정도 비슷한 맥락이라면
얼마든지 너그러워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도.
사실 이 기사에서 Rick Gekoski씨가
반박하기 위해, 혹은 논란의 여지를 제공하기 위해,
부러 앞뒤 문맥을 다 떼어놓고 인용한 말들에 훨씬 더 공감한다:

Everything which is good in me should be credited to books.
- Maxim Gorky

Except a living man,
there is nothing more wonderful than a book.
- Chales Kingsley

To acquire the habit of reading is
to construct for yourself a refuge from almost all of the miseries of life.
- Somerset Maugham

He who destroys a good book kills reason itself.
- John Milton

Reading maketh a full man.
- Francis Bacon

We read to know we are not alone.
- C. S. Lewis


amen to all that.

Mistakes Were Made

D. H. Lawrence
Photograph: Bettmann/Corbis

















토요일.
느즈막히 일어나 다즐링티를 담은 머그를 손에 쥐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게슴츠레한 눈을 하고 Sons and Lovers를 읽는다.
Miriam과 Paul의 관계.
Paul과 Mrs Morel의 대화.
어떤 확실하지도 않은 것에 대한 미묘함
분명한 경계가 없는 느낌의 표현이 너무 생생해
작가의 자전적인 얘기가 아니라면 도저히 이렇게 쓸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 둘이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관계가 저물때쯤
Paul이 Miriam에게 보내는 편지:
"May I speak of our old, worn love, this last time. It, too, is changing, is it not? Say, has not the body of that love died, and left you its invulnerable soul? You see, I can give you a spirit love, I have given it you this long, long time; but not embodied passion. See, you are a nun. I have given you what I would give a holy nun - as a mystic monk to a mystic nun. Surely you esteem it best. Yet you regret - no, have regretted - the other. In all our relations no body enters. I do not talk to you through the senses- rather through the spirit. That is why we cannot love in the common sense. Ours is not an everyday affection. As yet we are mortal, and to live side by side with one another would be dreadful, for somehow with you I cannot long be trivial, and, you know, to be always beyond this mortal state would be to lose it. If people marry, they must live together as affectionate humans, who may be commonplace with each other without feeling awkward - not as two souls. So I feel it.
Ought I to send this letter - I doubt it. But there - it is best to understand. Au revoir."

Miriam의 답장 중:
"Our intimacy would have been all-beautiful but for one little mistake, [...] Was the mistake mine?"

Mrs Morel과 Paul의 대화중:

Paul: You mean easy, mother. That's a woman's whole doctrine for life - ease of soul and physical comfort. And I do despise it.

Mrs Morel: Oh, do you! And do you call yours a divine discontent?

Paul: Yes. I don't care about it's divinity. But damn your happiness! So long as life's full, it doesn't matter whether it's happy or not. I'm afraid your happiness would bore me.

진짜 D. H. Lawrence가 끝까지 그렇게 생각했을까.
Paul이 어떻게 되는지 한 200쪽 더 읽고 볼 일이다.

3.05.2011

Dries van Noten

Dries van Noten Fall 2011
photo from the Sartorialist

"It's more interesting to have just a picture of a small detail - then you can dream all the rest around it. Because when you see the whole thing, what is there to imagine?"
- Dries van Noten

비슷한 맥락에서
Every detail counts.
라고 내 논문의 3.1 챕터가 시작했더랬다.

3.04.2011

So-eun









the total absorption in the moment.
such a being-in-the-present.

Boasting and Self-pity


The nature and depth of human pride are illuminated by comparing boasting with self-pity. Both are manifestation of pride. Boasting is the response of pride to success. Self-pity is the response of pride to suffering. Boasting says, "I deserve admiration because I have achieved so much." Self-pity says, "I deserve admiration because I have sacrificed so much." ... The reason self-pity does not look like pride is that it appears to be needy. But the need arises from a wounded ego, and the desire of the self-pitying is not really for others to see them as helpless, but as heroes. The need self-pity feels does not come from a sense of unworthiness, but from a sense of unrecognized worthiness. It is the response of unapplauded pride.

- John Piper

3.03.2011

This


Today, my love,
leaves are thrashing the wind
just as pedestrians are erecting again the buildings of this drab
forbidding city,
and our lives, as I lose track of them,
are the lives of others derailing in time and
getting things done.
Impossible to make sense of any one face
or mouth, though
each distance
is clear, and you are miles
from here.
Let your pure
space crowd my heart,
that we might stay awhile longer amid the flying
debris.
This moment,
I swear it,
isn't going anywhere.


- Ralph 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