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2011

Last Night



이번주말은 좀 더 여유롭고 평화롭다.
지나가다 옷을 좀 샀다.
카페에 들어가 책을 좀 보기도 했다.
일주일에 두번 정도 만나는 초등학생 아이하고
요즘 같이 The Chronicles of Narnia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슷한 또래의 다른 아이와는 Life of Pi를 같이 읽는데
좀 어려운 책을 선택한 것 같아 지금 반정도 읽기까지
계속 미안해하고 있다.



"원앤온리" 언니가 다음주면 서울대 안으로 이사를 한다.
언니네 따라 분당으로 들어온 나를
(날짜 상으로는 그네들이 나를 따라 들어온 것이 맞으나)
강남으로 다시 이사가라고 꼬시고 있다.
그렇지만 분당, 좋은 걸. 한적하고.
곧 날씨가 풀리면 다시 자전거도 타고 그럴텐데.

이사축하겸
형부이직축하겸
곧 태어날 요셉이축하겸
자리를 마련했다. 그들이 스스로.
그래가지고 나는 또 빈몸으로 쓰윽가서 쓰윽 먹어치우고 왔다.
형부는 전도유망한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스카웃이 되었다.
지금 회사가 기반을 다지기까지 성실하게 일해서 아쉬울텐데도
꽤 많은 돈을 쿨하게 버리고 가신다.
와 버리는 것 멋져요-
라고 말해놓고 진짜 멋진것 같아 똑같은 말을 몇 번 반복했다.
즉흥적으로 영화 시나리오나 소설 플롯 같은 것을 잘도 만들어내는 그의 이야기를 몇개 듣다가
 이 시대는 진정한 generalist를 필요로 한다는 얘기를 했다가
소셜 네트워크의 허점과 스마트폰 중독의 폐단에 대해서 얘기했다.
집에 돌아와 누워서,

성경 속의 요셉은
하나님이 사랑했을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인정과 사랑을 받았던
희귀한 인물이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출중한 감각과 훌륭한 실력에,
비즈니스와 예술성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어떤 디자이너를 상상해보았다.
그 장르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그 철학의 근본이
밝고 거짓이 없으며 겸손하고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그가 하는 말이,
그가 하는 행동이,
그가 보는 시선이,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이 아름다운 것.

참 있기 힘든일이다.
디자이너라면 왠지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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