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2011

Resistance, Withered

Edward Hopper (1882-1967)
Cape Cod Morning























왠만해서는
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면
고민하는 시늉만 하고
큰 미련없이 앉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식이었는데.

미처 해봤다고 하기에는
부끄럽게 짧은 3주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두고
또다른 새 것을 제안하는 그것을
생각하고 있으려니 곤혹스럽다.
좋은 기회이고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는데.
얼마전 퀘백의 어느 학교와
이뤄지지 않은 인연으로 인해 어느 정도 그 방향에 대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어렵지는 않을 텐데.

어렵다기 보다는
겁난다는게 더 맞지만.
언제부터 이런 겁을 집어 먹었냐고.
진부하게, 나이 탓도 물론 있겠지만.
그냥 정신도 감정도 몸도 이제,
보이지 않는 어떤 것과 계속 싸우기 좀 지치고 피곤해서
당분간 좀 흐르는 듯 살아도 되는 것에 대해 오히려 약간은 안도했었던 것.
마감 날짜 없이,
어디까지나 아마추어의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어떤 압박으로 부터 좀 자유로워졌던 것.
막 싫지도 않은
지금 프로젝트가 정확히 어떤 프로젝트인지 알기도 전에
이것보다 더 새 것인 그것을 잡을 경우
또 싸우고 버텨야 하는 대강의 것들이 그려지는데
아-
미리 내 정신이 신음한다.

좋은 기회다.
이번에도 좋은 기회다.
기회는 항상 좋다.
솔직히 내가 학부생들과 하는 수업은
예전, 아무것도 몰라서 용감할 때,
아주 거친 상상 속에서 열렬히 원하던 것이 아니었던가.
입에 거품을 물고 자기말이 왜 맞는가를 서로 설명하려는 너댓의 학생들을 등장시키며.
그렇지만 벌써 이밤이 다 가기도 전에
좋은 기회였는데- 라고 과거형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니
이 여자가 낯설게도,
낯설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린 듯 하다.
음. 좀 슬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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