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2011

A Room of Her Own

퇴근길에
집앞 베테랑 분식점에서
떡볶이랑 튀김 일인분을 포장한 검정비닐봉다리를 들고
룰루랄라 집에 가는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온다.
흔치 않게 일찍 퇴근한 날이니
집에 놀러오면 맛있는 걸 해주겠노라고.
안 갈일이 만무하여
나와 검정봉다리는 같이 그녀의 집으로 간다.




















그녀의 집은 그녀같다.
저렇게 책장 위에, 침대 옆에 놓아둔 꽃도, 허브도 그녀같고
인형도 그녀 같고 초홀더도 그녀같고
그림 액자도 옆서들도 주방요리기구들도 에스프레소머신도 그녀같다.





















밥솥도 그녀같고 담아놓은 소스들도 그녀같고 야채들도 그녀같..
은 것이 아니라 야채를 써는 것이 그녀같은
것도 아니고 야채를 써는 것은 그녀다. (잘시간이 지났다.)
메뉴는
스파게티와 스테이크와 그린 샐러드.
그녀같은.

그녀는 갖출것을 다 갖추었다.
의자 한 개쯤 더 필요하것 정도는
내일이라도 금방 가질 수 있다.
그것 말고는
이렇게 다 갖춘 그녀를 아는
꾸준한 관객 한명 정도있으면 더이상 좋을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왕이면 이쁜 것을 좋아하는 관객.
이왕이면 다른 성별의.
그러면서도 이왕이면 이쁜.























좋은 음악에
거하게 밥을 먹고 
초를 네개나 켜고 커피를 마셨다.
말을 하다가 내가 졸리는 바람에 
발음이 점점 심하게 흐트러져서
잘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하고
나오는데
전에 먹어보고 매우 좋아라했던 
그녀가 일본에서 사온 스타벅스 콜롬비아 인스턴트 커피를 
두팩이나 덤으로 얹어주었다.
나는 그 커피에 얽힌 씁쓸한 뒷얘기도 알지만서도
아랑곳없이
덥석 받아들고 좋다고 룰루랄라 
시원한 밤길을 걸어 집에 왔다.

4.27.2011

4.26.2011

A Huge Yawn




















오늘도 이렇게 간다.
너 그 잔인...하다고 아는척 할 겨를도 없이 이번달은 더 빨리간듯 하다.
오늘 오후 넋나간 눈으로 그의 뒷꽁무늬를 바라보고있었다.
지난 주말에는 추워서 보라색 입술을 하고 다녔다.
날씨마저 시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런

나는 왜이렇게 지루한가.
똑같은 일과는 왜 그렇게 또 멍청해서
자꾸 시간은 간다고 감흥도 없는 똑같은 말 열두번하게 만들고
벌렁 드러누워 자꾸 잠이나 자고싶게하는가.

4.24.2011

Easter




이번 주 밤에 자주 쳤던 곡이다. 특히 fugue부분.
고난 주간이었던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바흐를 많이 치고 들었다.
그는 내가 악해서 고통을 당했지만
나는 이 한주동안 딱히 고통스럽다 느낀적도 없어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은 그가 죽음을 이긴 날이다.
그래서 나는 자유롭게 되었다.

한주의 마무리는
집에 오는길
비어드파파에 가서
스더에게 크리스피 슈를 대접하는 것으로 축하했다.
창가에 앉아 왼손으로 슈를 들고 먹으며
오른손으로 다이어리에 뭐라 적었다:
so help me live in the truth...

4.23.2011

Eternal Soul

Henri Fantin Latour


























i never have to take any of it seriously, do i?

나의 캐릭터를 가진 영혼이
영원히 살고 있을 것을 골똘히 상상해보고
이 땅에서 내가 겪는 모든 일에 대해
이런 태도를 갖춰주는 것이 편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위험 요소는 자칫 불성실해질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참 딜레마이다.
매순간의 작거나 커보이는 일들에 딱
그 가치 이하도 이상도 아닌만큼의 적당한
진지함을 부여할  수 있는 분별력이 탐난다.
불성실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채
적당히 유머감각을 가지고
항상 기쁘게 살고 싶은데 말이다.

4.22.2011

This Morning

오늘 아침이 좋았던 이유:

1. 안개낀 광화문
2. 빗소리
3. 낯선이로부터의 "I love your shoes."
4. 방금 내려져나온 오늘의 커피
5. 방금 밭에서 따온것 같은 빠알간 방울토마토
6. loads of hesitation and rethinking
7. and this woman, Siri Hustvedt.

4.20.2011

We Are Too Many




















there are too many of us.
오늘 속으로 몇번이나 말했는지 모른다.
내가 지적하려는 것보다 훨씬 비극적이고 잔인한
jude the obscure의 그 쪽지,
"done because we are too menny"
가 얼마나 생각나지 않았으면 했는지 모른다.

왠만하면 그래도 덜 붐비는 시간에 출근하려고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도
버스안 앉을 좌석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
두 세 달이 지나도 적응이 안된다.
점심시간이면
맛집이고 맛없는 집이고 할 것 없이
그 많은 광화문의 음식점들이 검은 양복들로 가득차
5분이라도 늦게 나가면 삼사십분을 줄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는다.
오늘은 퇴근시간에 시위가 있었는지
버스를 사십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나는 그나마 책을 들고 서있어서 지루하진 않았는데
사십분 후에 겁에 질려 나타난 운전기사에게
승객들이 버스에 오르며 소리소리를 지른다.
뺏어간 시간에 대한 책임을 져라
환승 할인은 어떡할 거냐
전광판은 왜 약오르게 계속 몇분 후 몇분 후 온다고 거짓말하냐
어떡할거냐 어떡할거냐 책임을 묻겠다
라는데 운전기사는
하필이면 자신이 이타이밍에 들어온 것이 무슨 잘못이냐.
버스가 늦은 건 시위한 사람들때문이 아니냐
그 사람들 탓을 해라
아니면 시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에다 항의를 해라
억울하다 억울하다
나는 내 자리나 훌쩍 맡고
귀에 꽂은 음악 볼륨을 높이고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오래 기다렸는데도
족히 한시간 반을 서서가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꾸역꾸역 밀어넣듯이 탄 사람들에 의해 포화된 버스는
이것과 똑같은 모양새를 한 다른 수많은 버스들에 의해
남산 1호터널을 지나는데만 해도 이삼십분이 걸린다.
버스 안은 깜깜하고 공기는 텁텁하다.
'there are too many of us.'
실눈을 뜨고
불편하게 서있는 사람들 얼굴을 보니
나도 같이 불편하고 피곤하고 지치고 왠지모르게 화가난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귀여운 아가들은 계속 나와야겠고
과학의 승리마냥 세상이 좋아져
우리는 어디 잘안가고 모두 오래오래 사는데.

4.19.2011

People Change




















i couldn't have written a single word, otherwise.

4.18.2011

The Pulley




















When God at first made man,
Having a glass of blessings standing by-
Let us (said He) pour on him all we can:
Let the world's riches, which disbursed lie,
Contract into a span.

So strength first made a way;
Then beauty flowed, then wisdom, honor, pleasure:
When almost all was out, God made a stay,
Perceiving that, alone, of all His treasure,
Rest in the bottom lay.

For if I should (said He)
Bestow this jewel also on my creature,
He would adore My gifts instead of Me,
And rest in nature, not the God of nature:
So both should losers be.

Yet let him keep the rest,
But keep them with repining restlessness;
Let him be rich and weary, that at least,
If goodness lead him not, yet weariness
May toss him to My breast.

- George Herbert, 1633

John Galt Speech




오늘 휴가를 냈기 때문에
며칠째 같은 것을 들고 다녀 지겨워지고 있는 이책을
여유있게 다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900페이지 근처, John Galt의 스피치부분에서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데
그것이 참 길기도 하지만 묵직하고 의미심장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것이
다 맞는 말 같은데
치명적이면서도 위험하게
내 생각과, 아니면 내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른 구석이 있어서
좀 자세히 읽느라 내일까지 들고 다녀야 할 것 같다.
글자가 인쇄된 옆 빈 공간에
나도 모르게 빨간펜으로 "No!" "Not Really." "Illogical!" 이라고 마구 써놓고 있었다.
유튜브에 이 스피치 부분이 여러 버전으로 올라왔는데
이 클립이 그래도 듣기에 무난한 것같다.
꽤 빠르게 읽는데도 세시간짜리 스피치라니.

인간됨을 정의하는 것들 중
생각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 것임에는 동의하지만
thinking 없이는 being이라고 할 수 없다는 데에 무리가 있다.
"to be or not to be"의 문제를 단순히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풀어버리는 데에 아쉬움은 둘째치고
어쨌든 그것은 햄릿에게나 나에게나 "to think or not to think"과 동격시 될 수 없다.

재밌게 읽고 있지만
Ayn Rand의 캐릭터들은 참.. wordy하다.
한번 맘먹고 입열면 한시간 스피치는 기본이다.
사회 구성원이기 이전의 개인의 가능성을 높게 사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캐릭터들이 죄다 논리에 입각한 훈계조로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뭔가를 방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캐릭터에 작가 자신을 너무 많이 드러내
결과적으로 다들 기회만 되면
"THINK!"라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Thou Shalt Think."라고 목소리를 낮추고 있는 하나의 인물처럼 보인달까.

your body is a machine, but our mind is its driver, and you must drive as far as your mind will take you.

all work is creative work if done by a thinking mind, and no work is creative if done by a blank who repeats in uncritical stupor a routine he has learned from others.

띡 보기엔 맞는말인데. 멋지기도 하고.
그렇지만 내게는 누구의 논리이고 정의인가가 중요하다.
그녀가 life라고 규정짓는 키워드가 개인의 Reason, Purpose, Self-esteem라고
거침없이 꼭 집어 말할 수 있는것이 참 당차고 용감하다고 생각되지만
내 인생을 규정짓는 키워드는 His mind, His purpose, His self-glorification이 되었으면 한다.
이것은 내가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 더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데,
나보다,  Ayn Rand보다, 그가 더 자신있고 믿을만하기 때문이다.




4.16.2011

à la claire fontaine




아래 à paris의 노랫가락은
영화 the painted veil의 엔딩에 나왔던 노래와
좀 닮았다.


à la claire fontaine,
m'en allant promener
j'ai trouvé l'eau si belle
que je m'y suis baigné

il y a longtemps que je t'aime
jamais je ne t'oublierai

sous les feuilles d'un chêne,
je me suis fait sécher
sur la plus haute branche,
un rossignol chantait

chante rossignol, chante,
toi qui as le coeur gai
tu as le coeur à rire,
moi je l'ai à pleurer

j'ai perdu mon amie,
sans l'avoir mérité
pour un bouquet de roses,
que je lui refusai

je voudrais que la rose,
fût encore au rosier
et que ma douce amie
fût encore à m'aimer


가사가 참
그렇다.


à paris



















































photos par Elisabelle


































une table,
une chaise,
un lit,
pour moi c'est bien assez.

à paris
sous les toits,
je cherche
une chambre
pour m'abriter
avec des fleurs,
des couleurs,
des tapis
et des photos
de mes amis.

à paris
sous les toits,
je cherche une chambre
pour rêver,
pas de téléphone,
pas de bruit,
pas de télé,
seulement les airs
que je préfère.

à paris
sous le toits,
je cherche
une chambre
pour chanter.
et puis
le samedi,
le bruit,
la fête,
les amis
que j'ai choisis.

à paris
sous les toits,
j'ai touvé
une chambre
à partager...


옛날 랭귀지 책볼때 들었던 노래.
누가 부르고 누가 쓴건지 모르겠지만.
8마디 정도가 끝없이 반복되었더랬다.
끝이 없어서 중간에 저렇게 fade-out되버리고 말...

4.14.2011

Aesthetics

Giorgio Morandi




















If man is ever to solve that problem of politics in practice, he will have to approach it through the problem of the aesthetic, because it is only through Beauty that man make his way to Freedom.
- Friedrich Schiller

Poetry makes nothing happen.
- W. H. Auden


why i am compelled to say my view is sort of between these two, i don't know.

4.13.2011

A Plain Question

















매일 하루씩 지울 새도 없이
4월이 얼마나 빨리 갔는지
오늘에서야 1일 부터 13일까지를 한꺼번에 지웠다.
바쁜 것도
급한 것도 없었는데.

두달 즈음 이렇게 시간 개념없이
뻔한 뇌박동에 익숙해져가는 여자에게
오늘 제동을 걸었던 평범한 한마디:
"언니는 뭐하고 싶어요?"

순간
과거에 같은 질문을 받았던 모든 장면들이 flashback되어 빠르게 지나간다.
대부분 질문의 진의가 "그거 지금 왜하는데?"에 더 가깝게 들렸던
"그래서 그 다음에 뭐할건데?"
그렇게도 듣기 싫었던, 그렇지만
지겹도록 자주 들었던 질문이다.
왜 내가 그 질문을 싫어했는지 나도 정확히 잘 모르는 상태에서
표현된 것은 이미 불완전하고 왜곡된 것이기에
그것을 남에게 이해시키기는 더 버거웠으리라.
그냥 나는 움직일뿐인데
마치 모든 사람들은 어디를 기준으로 앞과 뒤를 가리는지 확실하게 안다는 듯이
앞으로 앞으로.
미래는 앞으로니까 지금보다 더 좋은 것 나은 것. 이뤘다고 하는 것.
그러니까 그 좋은 게, 더 낫다고 하는게 뭔데.
그게 이뤘다고 할 수 있는것 확실해? 라고
고지식한 냄새를 풍기며
일일이 시시콜콜하게 따지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직도.
전에는 이것까지 정당화를 시키려했는지어쨌는지
사회정의까지 들먹거리기도 했었지만
어느 특정 커뮤니티에 속하고 싶다거나
어떤 특정 개인에게 나를 이해시키고 싶다는 욕구가
오랫동안 녹이 들어버린 이상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아직도 몇년전과 같은 질문을 듣고 있다는 사실에
어떤 자극을 받아 순간 멈칫했던 뇌박동의 경사가 급해졌지만,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싶은거 다하면서 살고 있어.
라고 최대한 캐주얼하게 대답했다.
왜 항상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미래의 어떤 것을 위한 것이어야 하냐고
내가 지금 뭐 빼먹고 있는게 있냐고
뭐 잘못하고 있는게 있냐고
되묻지 않았다.

그런 것 대신
요전 날 나는 어떤 여자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라고 물어보고 있었다.

4.12.2011

The Island of Solitude


























지난해 Freedom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Janathan Franzen의 글이 이번 호 The New Yorker에 실린다.
2008년 자살로 문학계의 Kurt Cobain이 되어 뒤늦게
그 천재성을 화려하게 칭송받고 있는 David Foster Wallace 절친한 친구로,
그 죽음에 대한 배신감과 화를 모두 글쓰는 데 쏟아부어
기어코 masterpiece를 만들어내고 나서야
혼자 훌쩍 떠나 천상의 자연을 배경으로 제대로 슬퍼하다 온다.
이 두 작가의 관계가 언급되는 기사나 스토리를 볼 때 마다
때에 맞지 않는 듯한,
'부럽다' 같은 종류의 감정이 올라온다:


읽으면서 느껴지는 죄책감은
그가 꼬집는 것처럼
David Foster Wallace를 잘 모르는 뭉텅이의 사람들 중 한 사람으로
그의 자살 소식을 들은 날에서야 그가 존재했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에서.
내가 pitzer, harvey mudd, scripps 주위를 어슬렁 거릴때
kafka나 dostoevsky를 말할 때와 같은 숨으로 일컬어지는 훌륭한,
그렇지만 우울했던 작가가
바로 그 옆 pomona에 있었다는 것을 5년이 지난 다음에 알게된 것.
읽지도 않은 Infinite Jest를 떡하니 책장에 꽂아놓음으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그의 이름말고도 또 무엇을 아는냥 행색하게 된것.

최근 그의 미완성 소설 The Pale King이 출간되면서
어제는 미망인의 인터뷰가 Guardian에 실리기도 했다.
어제 읽은 인터뷰에서의 Karen Green이
오늘 뉴요커지에서 Janathan Franzen이 Robinson Crusoe가 되어볼까하여
"Farther Away"로 떠나기 전 죽은 이의 재를 한 줌 전해주는 그 여자라는 것이
또 한층의 컨텍스트를 만들어준다.

아 역시 위대한 작가는
16살때에도 이미 글을 잘 쓰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직도 간직한다.

작업하는 동안에는 인터넷도 라디오도 TV도 안보는 Franzen이
"There's no end of virtual spaces in which to seek stimulation, but their very endlessness, the perpetual stimulation without satisfaction, becomes imprisoning." 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어울린다. 어딘가 관련이 있는 듯 막연히 Malcolm Gladwell을 떠올리는 중 마침 그의 글은 약간 틀어진 얼굴로 Facebook의 Relationship Status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마친다.
재밌는 것은
이 기사가 앞으로 페이스북 유저들 중 뉴요커지 팬들에게만
일주일에 한해 full text로 오픈되었다는 것.
뉴요커지의 조크인가. 상술인가.

여튼
읽던 중 David Foster Wallace가
존재론적 고독의 최선의 해결책은 fiction이라고 믿었다는 것을 알게됐다.
아,
어렵지만
그것은 나에게 어디까지나 second best가 되어야 한다.

4.10.2011

The Marketplace of Ideas

The Dessert, 1940
Pierre Bonnard

























Colin Marshall의 The Marketplace of Ideas를 포드캐스트로 들은지 꽤 되었지만
어제 처음 그의 블로그를 들어가보고
목소리와 지성뿐만 아니라 Ralph Fiennes를 연상시키는
그의 외모또한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다.
문학, 건축, 영화, 카툰, 요리, 정치 등 장르를 가르지 않고
매주 한시간 동안 건설적인 주장 내지는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실로 대단하다.
특히 그의 목소리나 어투에서 드러나는 매너나 예의바름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급 레스토랑의 정교한 음식을 먹고 있는 기분을 내준다.
그의 블로그 중 특히
<멋진 하루>,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밀양>, <비열한 거리> 등
한국 영화에 대해 분석한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 사람 역시 주된 관심사와 열정이 무엇인지
그 정확한 경계를 가려낼 수 없는 generalist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것저것 조금씩 전부 다 아는 척하기 위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인내심있게 이어갈 수 있는 그런 진지함. 좋다.
이런 사람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

4.09.2011

plus fort que la douleur

Room in New York, 1932
Edward Hopper
























beauty is stronger than pain.
i'm clinging to this presupposition.
quite desperately.

a new mix.
+ falling down - lars danielsson
+ die kunst der fuge bwv1080 - bach
+ don't be sad - brad mehldau
+ intro/ smoke gets in your eyes - ketih jarrett
+ the kingdom - enrico pieranunzi
+ biber no azora - lars danielsson
+ round silence - wolfgang haffner
+ inori [live] - pat metheny

Atlas Shrugged



며칠째
Ayn Rand의 Atlas Shrugged를 들고 다니고 있다.
다소 탐정소설적인 플롯에 더하여 범상치 않은 캐릭터들에
꽤나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깨알같은 글씨라
아직 끝은 멀어보인다.
아직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좀 갸우뚱할 정도로
그 스케일이나 주제 면에서 두드러지기에
별 기대 않고 검색해봤는데 올해에 개봉되는가 보다.
위 트레일러에서 보이는 것까지 Part 1으로 나오는 식이면,
Part 3까지는 나와야할 성 싶은데
그건 그렇다 치고 캐스팅이 좀 실망이다.
나름 Dagny는 Vera Farmiga,
Henry Rearden은 Daniel Craig,
Francisco D'Anconia는 Mark Strong같은 마스크로 상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John Galt가 감독 자신이라니
어째 좀 수상쩍다.

4.07.2011

Lorin Stein

photo from chicagopublishes















this super-editor is so... sexy.
both intellectually and aesthetically.


















근처에서 일한다는 옛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보잘 것 없지만
내 젊은 날들의 노력과 진지함이 깃든 어떤 것을 전해주었다.
지난달 생일이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어서
좀 미안했지만
오늘 아빠 생신이라는 것도
오후에 엄마 전화받고 알았으니
왠지 덜 미안해도 될 것 같다.
"아빠 생신축하합니다!"라고 보낸 카카오톡에,
역시 아빠답게,
"고맙다. 좋은 날 있어"라고
해석이 안되는 이상한 답문이 왔다.

아빠의 카카오톡 status message는
"신부와용사"라고 되어있다.
역시나 파악이 안된다.

4.06.2011

Does God Exist?

Still Life, 1862
Henri Fantin Latour



















Let's start at the most basic level of religious faith. I believe in God. There may be social and family reasons for how I got to be this way, just as there are social and family reasons for why you are they way you are. But when I try to be reasonable and test my inherited belief in God, I cannot escape His reality.


Suppose I try to go back a million billion trillion years to imagine the nature of original reality. What was it like? What I see is the stunning fact that, on the far side of reality so to speak, there was a fifty-fifty possibility that original reality was a Person rather than a gas. Just think of it. Since whatever originally was has always existed, there are absolutely no causes that could have disposed that original reality to be a gas rather than a person. Every reasonable person must admit that, from the far side of past eternity, it was, you might say, a toss-up. Maybe some undefined stuff would exist -- or maybe a Person!


Admitting the reasonable possibility that ultimate reality could be personal has a way of freeing you to consider subsequent evidence more openly. My own inescapable inference from the order of the universe and the existence of human personhood and the universal sense of conscience (moral self-judgment) and the universal judicial sentiment (judgment of others who dishonor us) -- my own inference from all this is that Ultimate Reality is not impersonal, but is indeed a Person. I simply find it impossible to believe that the human drama of the centuries, with its quest for meaning and beauty and truth, has no deeper root than molecular mutations.


-John Piper

+
Ah, John Piper.

+
The Paris Review에서 Roberto Bolaño 책을 통째로 준다고 해서,
2주전쯤 구독신청하고 기다리고있는 중이다.
마침 엊그제 출근길 버스안에서
The New Yorker Fiction Podcast로 그의 단편을 들었는데
뭔가 무라카미 하루키같다 생각했었다.
오늘 아침 이 글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한게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이 반가웠다.

+
어쩌다보니 Keith Jarrett 티켓이 열린지 몇시간 안되서 편리하게 예매가 되었다. thanks.

+
엊그제 점심, 세종 지하 아티에서 칼국수에 마늘 오방 들어간 김치를 잔뜩 먹고나와
그 옆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한 2년만에 연락하는 것 같은 녀석과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실제가 되어 떡하니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반갑긴 한데 이것참 민폐가 될까 입은 못열겠고.
대충 손짓 발짓으로 "안녕? 오랜만이야- 그럼 안녕-" 하고
웃기지도 않은 인사를 하고
회사에 들어와 양치를 하고 바로 전화를 걸어 내일 점심이나 같이 하쟀다.
그새 회사를 옮겼는지 바로 코앞에 있을 줄이야.

+
꼬맹이들 감정 싸움에 오늘 내 등 터졌다.
쿨럭.

+
who am i to cast the first stone?

+
"be kind to your inner clown."

4.05.2011

Organizing the Bookcase



특히
눈깜짝할 새 지나가는 엔딩 크레딧이 압권이다.

색깔별로도 해보고
출판사별로도 해보고
크기별로도 해보고
변덕에 따라
책장정리를 하기 위해서.
가 책을 구입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4.04.2011

Fear

















Now they're hurrying because they are afraid. It's not a purpose that drives them, it's fear. They're not going anywhere, they're escaping. And I don't think they know what it is that they want to escape. They don't look at one another. They jerk when brushed against. They smile too much, but it's an ugly kind of smiling: it's not joy, it's pleading. I don't know what it is that's happening to the world.

-Ayn Rand, Atlas Shrugged.


지금에서야
Ayn Rand를 읽고 있다.


and i wanted to say this:
"yes, he will."
but maybe it's better to remain unnamed and unuttered
so that it cannot clash into a contradiction.

4.03.2011

A Note

A Vase of Roses, 1872
Henri Fantin Latour



























Without a sense of urgency,
desire loses its value.

- Jim Rohn


가치가 떨어졌거나
없어져버린
내 바람들.

4.02.2011

Rays of Light
































photos from emmas designblogg




















나이가 좀 더 들면
이렇게 볕이 잘들고
나무가 가까운 집에 살고 싶다.
<서쪽의 마녀가 죽었다>에서처럼
밭에서 야채를 따다가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만들고
과일을 따다 잼을 만들고
볕이 제일 좋은 곳에 의자를 갖다놓고 앉아 책을 보다가
피아노도 치고 편지도 쓰고.
그건 그 때 일이고

젊은 날 중
그 못지 않을 정도로 여유낙낙하게
지나가는 토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