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2011

We Are Too Many




















there are too many of us.
오늘 속으로 몇번이나 말했는지 모른다.
내가 지적하려는 것보다 훨씬 비극적이고 잔인한
jude the obscure의 그 쪽지,
"done because we are too menny"
가 얼마나 생각나지 않았으면 했는지 모른다.

왠만하면 그래도 덜 붐비는 시간에 출근하려고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도
버스안 앉을 좌석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
두 세 달이 지나도 적응이 안된다.
점심시간이면
맛집이고 맛없는 집이고 할 것 없이
그 많은 광화문의 음식점들이 검은 양복들로 가득차
5분이라도 늦게 나가면 삼사십분을 줄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는다.
오늘은 퇴근시간에 시위가 있었는지
버스를 사십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나는 그나마 책을 들고 서있어서 지루하진 않았는데
사십분 후에 겁에 질려 나타난 운전기사에게
승객들이 버스에 오르며 소리소리를 지른다.
뺏어간 시간에 대한 책임을 져라
환승 할인은 어떡할 거냐
전광판은 왜 약오르게 계속 몇분 후 몇분 후 온다고 거짓말하냐
어떡할거냐 어떡할거냐 책임을 묻겠다
라는데 운전기사는
하필이면 자신이 이타이밍에 들어온 것이 무슨 잘못이냐.
버스가 늦은 건 시위한 사람들때문이 아니냐
그 사람들 탓을 해라
아니면 시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에다 항의를 해라
억울하다 억울하다
나는 내 자리나 훌쩍 맡고
귀에 꽂은 음악 볼륨을 높이고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오래 기다렸는데도
족히 한시간 반을 서서가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꾸역꾸역 밀어넣듯이 탄 사람들에 의해 포화된 버스는
이것과 똑같은 모양새를 한 다른 수많은 버스들에 의해
남산 1호터널을 지나는데만 해도 이삼십분이 걸린다.
버스 안은 깜깜하고 공기는 텁텁하다.
'there are too many of us.'
실눈을 뜨고
불편하게 서있는 사람들 얼굴을 보니
나도 같이 불편하고 피곤하고 지치고 왠지모르게 화가난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귀여운 아가들은 계속 나와야겠고
과학의 승리마냥 세상이 좋아져
우리는 어디 잘안가고 모두 오래오래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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