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2011

A Plain Question

















매일 하루씩 지울 새도 없이
4월이 얼마나 빨리 갔는지
오늘에서야 1일 부터 13일까지를 한꺼번에 지웠다.
바쁜 것도
급한 것도 없었는데.

두달 즈음 이렇게 시간 개념없이
뻔한 뇌박동에 익숙해져가는 여자에게
오늘 제동을 걸었던 평범한 한마디:
"언니는 뭐하고 싶어요?"

순간
과거에 같은 질문을 받았던 모든 장면들이 flashback되어 빠르게 지나간다.
대부분 질문의 진의가 "그거 지금 왜하는데?"에 더 가깝게 들렸던
"그래서 그 다음에 뭐할건데?"
그렇게도 듣기 싫었던, 그렇지만
지겹도록 자주 들었던 질문이다.
왜 내가 그 질문을 싫어했는지 나도 정확히 잘 모르는 상태에서
표현된 것은 이미 불완전하고 왜곡된 것이기에
그것을 남에게 이해시키기는 더 버거웠으리라.
그냥 나는 움직일뿐인데
마치 모든 사람들은 어디를 기준으로 앞과 뒤를 가리는지 확실하게 안다는 듯이
앞으로 앞으로.
미래는 앞으로니까 지금보다 더 좋은 것 나은 것. 이뤘다고 하는 것.
그러니까 그 좋은 게, 더 낫다고 하는게 뭔데.
그게 이뤘다고 할 수 있는것 확실해? 라고
고지식한 냄새를 풍기며
일일이 시시콜콜하게 따지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직도.
전에는 이것까지 정당화를 시키려했는지어쨌는지
사회정의까지 들먹거리기도 했었지만
어느 특정 커뮤니티에 속하고 싶다거나
어떤 특정 개인에게 나를 이해시키고 싶다는 욕구가
오랫동안 녹이 들어버린 이상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아직도 몇년전과 같은 질문을 듣고 있다는 사실에
어떤 자극을 받아 순간 멈칫했던 뇌박동의 경사가 급해졌지만,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싶은거 다하면서 살고 있어.
라고 최대한 캐주얼하게 대답했다.
왜 항상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미래의 어떤 것을 위한 것이어야 하냐고
내가 지금 뭐 빼먹고 있는게 있냐고
뭐 잘못하고 있는게 있냐고
되묻지 않았다.

그런 것 대신
요전 날 나는 어떤 여자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라고 물어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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