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2012

05 Mademoiselle



문제의 Rouge Coco 05 Mademoiselle. 명절에 대전에 내려갔다가 쓰던 것을 놓고와버려서 엊그제 새로 구입했는데 졸린 눈을 하고 다니다가 그제 길에 흘려버렸다. 어젠 퇴근 후 효자동에 가느라 입술을 칠하지 못하고 오늘 들러 무표정으로 똑같은 것을 재구입했다. 집에 가는 길이고, 입술이 빨갛다 어떻다 할 수도 없이 어둑어둑한데도 기어코 길에 멈춰서서 곰곰이 입술을 칠하고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다). 불그스름한 입술을 하고 연기처럼 홀연히 사라지는 상상을 하며 집까지 걸었다. 

성냥갑을 열어보니 남은 성냥이 딱 한 개다. 불발일까 아슬아슬하게 불을 붙이고 초를 태우니 기분이 묘해졌다. 

나는 죽이 잘 맞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와, 결국엔 다 어디선가 만났던 사람들이고 똑같은 얘길테다,를 동시에 생각했다.

아직 진보와 퇴보를 번갈아 한다; 진보 두 발짝 할 때 마다 퇴보 다섯 발짝인 것 같아 어쩐지 좀 억울하다.   

회사 PC가 말썽을 부려 뜸을 들이는 사이에, 몇 년만인 것 같은 기분으로 책상정리를 하다가 전에 출력해놓은 Joan Didion의 Goodbye To All That을 다시 읽었다. 

Nothing was irrevocable; everything was within reach. Just around every corner lay something curious and interesting, something I had never before seen or done or known about. [...] I could make promises to myself and to other people and there would be all the time in the world to keep them. I could stay up all night and make mistakes, and none of them would count. [...]

That was the year, my twenty-eight, when I was discovering that not all of the promises would be kept, that some things are in fact irrevocable and that it had counted after all, every evasion and every procrastination, every word, all of it. 

특히 어떤 부분을 I am on some indefinitely extended leave from wherever I belong이라고 주어만 바꿔읽어 가슴팍에 와 꽂히도록 했다.


Tomasz Stańko Quartet, "Song For Sarah"




Tomasz Stańko Quartet, "Sweet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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