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2012

Certain Persons


너무 더워서 안볼뻔했던 어제 하늘. 

Certain persons simply will not like you no matter what you do. Maybe it's wiser to make peace with that idea than with the persons.




The Bad Plus - People Like You

People Like You


The Bad Plus with Joshua Redman

7.29.2012

Hot

Brian Ferry

* 5:23pm. 토요일. 강남가는 길. 에어컨이 고장난 버스 안에서 옆에 앉은 승객은 내 오른쪽 어꺠로 쏟아져 잠이 들었다. 나는 더웠지만, 더웠기 때문에 그대로 두었다.

* 어찌된 일인지 올 여름에 냉면 먹을 기회가 한번도 없었다.

* it seems like you take me too seriously. and you know it could hurt you.

7.27.2012

It Makes Sense

Brian Ferry

지난 몇 주간 미친듯이 바빴던 스케쥴은 드디어 끝이 났다. 그러는 동안 나는 회사에서 시덥지 않은 일에도 제법 집중해서 일한 편인데 이것이 언제나 꼭 좋은 것인지는 잘모르겠다. 예를 들면 이렇게 뭐라도 붙들고 하루의 마감을 기념하려고 하면 단 한톨의 쓸말도 생각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피곤하다는 것 외에 별다른 느낌도, 생각도 들지 않는다. 5년, 7년, 10년 개근하는 사람들의 정형, 타입화되는 일반적인 현상이 온몸으로 말이된다. 그냥 그렇게 되는거구나 싶다. 나는 어떻게 될까.

종로의 맛있다는 유황오리와 인기 몰이중인 '어찌감이'가 금요일 저녁같았다.   

7.26.2012

Try



Neil Cowley Trio - Distance By Clockwork



Try to learn to let what is unfair teach you.

7.25.2012

How Long Has It Been

Brian Ferry


since I did absolutely nothing. 

Fear of Being Misunderstood

Brian Ferry


소통을 안했으면 안했지, 의도하지 않은 것으로 오해를 사는 것은 정말 싫다. 혹시라도 그럴 경우에는 무조건 납작 엎드려 미안하다, 할 일이다. 그 바로 다음부터는 자연스레 조심과 경계로부터의 긴장이 있겠으나 좀 불편해도 시간이 좀 지나면 어떻게든 모서리는 마모되기 마련아니겠는가. 아니면 그때가서 말 일이다. 

이 미친 스케쥴은 4일만 더 견디자.

7.23.2012

I Like Your Eyes

Brian Ferry

but, other than that, I honestly don't know.

7.22.2012

yea,

Brian Ferry

maybe i said something that shouldn't be said or i didn't mean to say or i don't understand. again.

7.21.2012

Quite an Adventure

by Brian Ferry

하하하. 어제는 어찌나 피곤하고 졸렸던지 simplicity & sincerity 라고 제목도 거창하게 써놓고서는 뭐라고뭐라고 쓸려다가 점만 두개 찍고 쓰러져버렸던 것이다. 하. 이런 살인적인 스케쥴은 일주일만 더 버티면 된다. 그전에 쓰러지면 쓰러지라지. 그렇지만 이왕에 사는거 안쓰러지면 덜 번거롭겠다. 아니 감사하겠다. 

어드벤쳐라함은, 오전에, 요즘 일주일 세번씩 만나고 있는 아이와의 노동을 마치고 (오늘은 이 아이에게 '퉁'이란 단어를 배웠다), 이렇게 비쌀줄은 몰랐던 빠마 및 커트를 하고 (아니 왜 동의도 없이 당연스레 이런저런 케어들을 넣어 당황케 하시는지.) 그닥 선호하지 않는 이 여름에, 그닥 좋아하지 않는 오후 두시에서 다섯시 사이의 무더운 태양볕을 온몸으로 맞으며, 무지 호감간다고 할수 없는 찐득찐득한 얼굴을 하고,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은 강남지구를 계속 걸으며 얘기한 것이다. 온몸이 녹는 듯 했고 땀을 비오듯이 쏟아진다는 것처럼 흘렸다. 중간에 너무 지친다 싶으면 커피집(논현동 스타벅스, 신사동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가 열을 좀 식히고 좀 지루해진다 싶으면 일어나 다시 걸으며 얘기했다. 정확히 일곱시까지 걸었다고 할 수 있다. 교보타워 근처에 있는 도스타코스는 꽤 맛있지만 나는 세상에서 최고로 느리게 먹는댄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나는 꽤 어른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발이 아파서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서현에 걸어가 쪼리를 하나 사서 신고 집에 들어왔다. 여름 때문인지 뜨거운 햇볕때문인지 많이 흘린 땀때문인지 아픈 다리때문인지 말을 많이 해서인지 머리가 땡땡 울리고 있지만 오늘 어드벤쳐의 마무리는 옆동네 마드모아젤과 오리 씨지비에서 심야 Dark Knight Rises를 보는 것으로 하기로 했으니 나는 포도를 먹으며 좀 앉아있다가 나갈테다. 

7.19.2012

I Feel Good



지난 며칠간 책 한장 들여다보지 못하고 클릭 한번이면 될 뉴요커나 파리스리뷰 페이지에도 들어가보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었던 스케쥴을 고려하면, 저녁 여덟 시 전에 집에 들어온 오늘 같은 날은 뭐라도 먹고 대자로 뻗는 것이 뻔하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조차 그 뻔하게 벌어질 장면만을 묵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쩐지 힘이 난다. 잠깐 지나가고 마는 제스츄어들을 과장해서 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신호 같은 것들이라고 느껴졌다. 생각해서 그렇게 느껴진게 아니고 그냥 피부로 느껴졌다. 이것들이 속빈 강정들인지는 조금 더 살고 있다보면 저절로 알게되는 것이겠지만. 여하튼 지금은 힘이 나서 좋다. 

나는 잘하고 싶다. 부응할 기대가 거의 없는 낮은 자리에 있는 것 같은 만큼, 좀 알아줬으면, 인정해줬으면, 증명해 보였으면 해서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라면 제 머리털을 뜯어서라도 한사코 그래서는 안된다. 좋다카더라-는 것은 알고보면 좋지 않은 것이 많다. '잘 산다'카더라-도 알고 보면 잘 살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단 좋은게 뭔지, 잘 산다는게 뭔지를 깨끗하게 알고 보기다. 이왕에 하는거 잘하는 건 좋은 것이니 (물론 '뭘' 하느냐가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나는 좋은 것이 탐나 잘하고 싶다.  

며칠 책 좀 안읽었다고 이런 자기계발서같은 글투로 써놓고 허허.

발랄하게 오징어를 넣어 스파게티를 만들어먹고 아무 소리도 없게하고 앉아 포도를 한알씩 따 먹고 토마토를 갈라먹었다. 배를 통통 두드리며 거울을 보니 아무래도 얼른 눕긴 해야겠다. 


7.18.2012

We Hold Empty Names



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


7.17.2012

torn

between my head and my heart.




Herbie Hancock - Concerto for Piano and Orchestra in G, 2nd Movement

(not that i'm crazy about these pictures.)

7.16.2012

Coffee and Milk



투명한 유리잔에 하얗게 담긴 우유의 느낌을 소리로 표현하면 "우어어어어~"이다, 우유를 다 마시고 난 빈 잔은 "엉."이다, 아이스 커피가 가득 담긴 투명한 갈색은 "흥!"이고, 커피를 다 마시고 난 빈 잔은 "ㅎ-"이다. 아이는 수업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꼭 내가 이렇게 피곤에 지쳐 막간에 무슨 말인지 모르고 떠들 때 더욱 정확성을 기해, 의태의 내맘대로 의성어화한 것을 받아적으려 하는가 하면, 혹시 그래도 내가 간 다음 억양을 잊을까 녹음까지 해두는 열심을 보인다. 

휴. 일단 월요일은 갔다.  


I Kneel Down



Pierre Pédron Cheerleaders - Toshiko


출퇴근에, 수업(월, 수, 토)과 수업 준비(화, 목, 금)로 평일에는 자유시간을 채 한 시간도 제대로 못누린지 한달 쯤 된 것 같다. 한 이 주간 이 스케쥴을 계속 견뎌야 하는데 이번주부터는 수업이 더블이라 (월, 화, 수, 토, 토)  좀 아찔하다. 좀 여윈 것 같긴 하지만 좀처럼 쓰러지지 않는 몸이다. 

오늘 우리는 Othello를 읽었고 집에 오는 길에 서있는 C를 우연히 만나 악수를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같이 서서 얘기 좀 하다가 집에 들어왔다. 

침대 옆에 무릎을 끓다. 헤쳐나가기를, 포기하지 않기를 구하다. 
잘된 것은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것은 제가 한 것입니다.


7.15.2012

Saturday Night




비는 자꾸 쏟아졌다 말다 하지만 지나치게 건전하기만 해서 건조한  토요일이 되는가 싶어 오랜만에 심야영화를 보러갔다. 축축한 여름밤 집복 차림에 두유 그린티 머시기 프라푸치노에 휘핑을 잔뜩 얹어 손에 들고 옆동네 마드모아젤과 나란히 앉아 아이큐 네자리인 캐릭터를 구경하는 것은 썩 괜찮은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영화관에서 나오는 동시에 느껴지는 리얼리티는 바로 전 두 시간 남짓동안 익숙해졌었던 삶의 속도보다 약 백 오십분의 일로 주욱- 늘어난 필름같았지만, 또 그래도 어떻게 세 자리를 간신히 넘어준 아이큐를 얼싸안고 차에 올라타며 어줍잖게 "괜찮네."라고 덜컹 던져놓고 입맛을 쩝쩝 다시는 것이 어쩐지 존재 가치에 있어서 강등된 기분이지만. 이미 취침 시간을 훨씬 보내놨기에 얼른 이 몸을 침대에 눕혀줘야 하는 다급한 의무감 같은 것이, 일단 마냥 건조하지만은 않은 토요일을 만들었다는 것에 거의 만족하게 하고 나는 이제 램프 스탠드를 끈다.   

7.13.2012

How many the fictitious shores

Silent Seasons - Summer
Will Barnet



























I many times thought peace had come,
When peace was far away;
As wrecked men deem they sight the land
At centre of the sea,

And struggle slacker, but to prove,
As hopelessly as I,
How many the fictitious shores
Before the harbor lie.


- Emily Dickinson

7.12.2012

Ashamed

Dialogue with Space
Will Barnet

아아, 너무 창피한데 숨을 데가 없다. 고개를 빳빳이 들 수 있는 길은 뻔뻔해지는 것 밖에 없나.

특히 자주 보는 인물일수록 이미 어느 정도 포기하는 자세로, 이해했다 치고 넘어가는 게 그런대로 지낼 수 있게 하는 둥그스름한 사회생활의 관건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갈등은 어디에나 있는 것이겠지만 바깥까지 충돌이 표출되는 상황을 모면하려고 억제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정면 충돌을 일으키는 때가 있다. 이를 테면 오늘- 

대화로 풀릴 문제에 굳이 인색하게 피해서 좋을 것 뭐 있나. 문제가 풀릴지 안풀릴지 일단 얘기를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아느냐, 그럼, 나는 그냥 안다, 통찰력이 오방 있다, 할 수도 없으니 곤란하다. 

결국 터진 악, 소리 같은것을 들어놓고 없던 셈 할 수 없으니 대화같은 것을 시도했...다기에는 첫마디부터 들리는 소리가 너무 크다. 그런 소리의 목적과 방향이 허공에 흩뿌려진게 아니라 온전히 내 쪽으로, 맞받아쳐지기 위해 쏟아졌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다. 그때부터 영원의 관점은 지탱되지 않는다. 말들은 앙칼지게 충돌하여 추한 소리를 내고 상대의 약점을 찾아 날카롭게 꽂힌다. 

결국 첫마디 보다 두 배쯤 큰 소리였던 끝마디이자 결론으로 알아들은 것은, 나와 얘기하는 건 시간낭비라는 것이다. 시작부터 내가 하고 싶던 소리였다. 언제나 꼭 이렇게 끝까지 해봐야 시간낭비라는 걸 알 수 있는 건 아닐거라고. 

본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니 지금, 당장, 바로, 본인을 다시 생각해 달라는 건 떼쓴다고 되는게 아니다. 적당한 때와 장소가 있다. 더군다나, 사람이 어떠한가, 어떠한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문제는 시간이 조금씩 천천히 일러주는 것이지 (한 순간에 들통나는게 인간성이라고 했던게 바로 어제다!) 수군수군 일회적인 말로 절대 증명될 수 있는게 아니다,고 한다면 너가 감히 적당하고 적당하지 않고를 어떻게 미리 넘겨짚고 아느냐 할 수 있는 문제고 그러면 나는 또 적당한 답 말하기에 실패하고 길게 한숨을 쉬겠지만. 나를 얼마나 맘에 들어하느냐 안들어하느냐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그냥 나를 얼마든지 싫어해도 괜찮으니 이런 소음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자.   

그러는가 하면 새우들이 배배꼬이고 있는 동안 옆에 있던 고래는 하늘을 난다. 짝짝짝.

7.11.2012

It Shines Everywhere



황당하고 어이없고 뻥졌다. 전혀 귀엽지 않게 웃기는 상황이었다. 아이가 아니면서 저 밖에 모르는 아이같은 마음에 대고, 자꾸 아이구 오냐 까꿍 그래쪄 하면 골치아프게 된다. 진심이 아니더라도 귀엽다고 말해줘버리는 게 용납될 수 있는 범위의 개념을 상실하게 된다. 뭔가 약해서 그런거니 뭔가 집중 케어가 필요한 거겠지만 어디 약하지 않은 인간이 있기나 한가 말이다. 그렇게 한순간에 들켜버린다.

화를 낼까 빈정댈까 비아냥거릴까 그 중 하나가 어떤 형태로 욱 튀어나오려는 찰나에 공교롭게도 인식된 것은 저 위,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는 영원히 옳은 시각.

본인이 그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게 아니라 그런게 존재한다는 것을 그 순간 기억만 해도 꽤 너그러워질 수 있다. 그래가지고 바짝 밀착했던 상황으로부터 급속으로 멀리 떨어져 좀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게된다.

본인부터가 일관되게 책임질 수 있는 뭔가 현명한 말로 타이르지 못할거면 그냥 놔두기다. 알고보면 젠틀하자.

흠. 이건 또다른 방식의 뒷담화? 교묘하게 오만한 기술. 쯧.

"Foolery, sir, does walk about the orb like the sun -
it shines everywhere."

7.10.2012

Long Shot




2009 Kentucky Derby, Mine That Bird. 경기 중간까지 다른 말들에 비해 너무 차이나게 뒤쳐져서 화면에도 잘 안잡힌다. 하나 둘 앞질러 나오는 동안에도 해설자는 이 무명의 말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한참 뒤에서야 제대로 이름을 불러준다. 

역전 자체보다도 이 세계에 속한 이런 의외성과 예측불가능함이 좋다. 랜덤하다고 할 수는 없는, predictably unpredictable한 근원적인 질서가 정의의 영역을 넘어, 긴장과 기대의 연속을 가능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경주해서 이겨먹자는 게 아니라. 끝을 봐야 안다고. (이것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얘기와는 한참 다른 것이다). 특히 우리네 것은, 온갖 있을 수 있는 인간의 감정을 만들어내고 쏟아내고 하는 동안, 그 판가름되는 끝이 오늘 밤인지 내일인지 50년 후인지 정말 알 수 없다는 것이, 또 한참을 열심히 달리는데 알고보면 거꾸로 달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등의, 말들의 경주와는 사뭇 다른 많은 변수들이, 진귀하고 복잡하고 말도안되고 이해불가한 스토리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아이고. 재미있을 수 있는 당연한 것을 또 지루하게 말해버렸네.

7.09.2012

And So They Say We've Moved



W의 Woo Bar를 연상케하는, 자근자근 라운지 음악만 깔면 바로 파티장으로 돌변할 듯한 이 '미래지향적' 사무실은. 희한한 형광물감을 칠해놓은 것 같은 물고기도, 바라만보아도 크게 배고파질 없게 하는 팬트리도, 바닥과 천장에서 공간을 구분짓는 원 지름이 달라 재미없게 생기지 않은 통유리의 동글동글 미팅룸들도. 종로, 을지로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이십 팔층에서의 전망도, 아직 아름답다,기 보다는 비싸보인다, 외에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굳이 인간미를 찾겠다면, 이 번쩍번쩍하고 바깥이 빵 트인 마천루, 초현대,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등의 좋다는 형용사를 다 거느리는 빌딩의 입구 좌측에 놓인 그랜드 피아노에서 '우아하다고 생각해주세요!'라고 끊임없이 소리치는 듯한 의상 차림의 여자가 하이힐을 신고 아르페지오로 흐느적거리는 가요를 연주케 하는, 치명적인 미학적 판단 오류에서의 불완전성, 의도치 않은 코믹한 효과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다. 오, 다행이라고 -

피곤하다.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희뿌연 것들이 자꾸 웅성웅성댄다. 
    

7.08.2012

un été invincible

A Wheatfield on a Summer's Afternoon
Marc Chagall



















mix지만 여전히 10년 정도 묵은 라이브러리에서 랜덤하게 꺼내왔을 뿐이지 새로운 곡들은 없다.  

+ BWV 889 Prelude & Fugue No. 20 in Minor: Prelude - Tureck Rosalyn
+ The First Circle - Pat Metheny Group
+ Je te veux - Erick Satie
+ Summer Wind - Madeleine Peyroux
+ Summer Day - Pat Metheny & Brad Mehldau
+ Falla: La vida Breve - Spanish Dance #1 - Gabriela Montero
+ Heartbeat - Wolfgang Haffner
+ Au Lait - Pat Metheny Group
+ Here's To Life - Stefano Bollani
+ Howl's Moving Castle - Giovanni Mirabassi
+ Answer Me, My Love - Joni Mitchell
+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 Brad Mehldau
+ My Broken Heart - Giovanni Mirabassi
+ Track 12 - Various Artists (?)
+ Song-Song - Brad Mehldau
+ Sem Aviso - Maria Rita
+ Summertime - Jim Hall & Pat Metheny
+ Konbanwa - Julia Hülsmann Trio
+ Bach BWV 1009: 4 Sarabande - Mstislav Rostropovich
+ Bittersweet Symphony - Brad Mehldau
+ Summer Night - Keith Jarrett
+ Montero: Song for Natalia & Isabella - Gabriela Montero
+ My Wild Irish Rose - Keith Jarrett
+ Track 04 - Various Artists (?)
+ For Nenette - Eliane Elias
+ Ny Snow Globe - Rachel's 
+ Another Autumn - Danielo Perez


7.07.2012

A Summer Evening


photo by Brian Ferry

완전히 기분에 의존하는 나의 운동량은 실로 가난하다. 오늘은 기분이 그러자고 하길래 토할만큼 걸었다. 후아. 몸도 생각하고, 이정도면 제법 균형잡힌 날 아닌가, 자축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집에 돌아와 시계를 보니 겨우 한시간 십분 지나있어 민망했다. 진짜 토하는줄 알았는데.

그래가지고. 아무래도 몸은 번거롭고 거추장스럽다. 번거로운 몸에 매일 옷을 바꿔 걸쳐입(어야 하)는 것은 더블로 번거롭다. 그런 옷을 그 수많은 매장들의 옵션중에 새로 고르는 것은 세배로 번거롭다. 미뤄왔던 일을 맘먹고 치루듯이 같은 티셔츠를 또 색만 다르게 골라 여러장 샀다. 

지난 몇 주간 들었다놨다 했던 책들 중 세 권의 마지막 장을 공교롭게도 오늘 한꺼번에 덮게됐다. 하루동안 왠지 사흘을 살아낸 것 같은 묘한 느낌이다. 특히 오늘 이른 아침의 그린티 소이빈 머시기 프라푸치노는 나흘 전쯤 일인 것 같다. 많이 웃었는데. 

7.06.2012

They Say We're Moving

Open Window at Colliure
Henri Matisse


회사가 이사를 간댄다. 짐을 싸라고 해서 있는대로 박스안에 던져넣은 것들이라고 해봤자, 프린아웃 몇 장, 옆옆 사람이 준 탁상용 달력, 전에 옆자리 앉았던 사람이 물려주고 간 알록달록 모닝글로리표 연필깎이, 연필 몇 개, 미처 얼굴 본 적 없는, 전에 내 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연필통 대신 쓰던, 별 불만 없어 그뒤로도 그냥 그렇게 쓰여지도록 놔두던 머그컵. 허심탄회하게 저 물건의 주인은 나요, 할 수 있는 것은, 그 종을 모르겠는, 그렇지만 어쨌든 가짜라 별로 상관없는, 조그마한 가짜 식물이다. 주인과 어울리지 않으오, 하기에는 결정적으로 가짜다. 아니 결정적으로 가짜라서 주인과 어울리게 되는건가. 

하여간 지네들끼리 구겨지지도, 겹쳐지지도 않는 소박함이다. 이렇게 다 집어 넣고도 상자가 반도 안찬다. 옆자리 앉은 분들을 보니 상자가 한 개씩이 아니다. 괜히 옆머리를 긁적인다. 뭘 더 집어넣을 것이 없나 두리번대다가 생각난 중요한 것 (치약, 칫솔)을 마저 챙겨 집어넣고, 목적에 충실하고 싶었지만 가볍고 헐렁하여 머쓱해져버린 상자 그대로 밀봉해 이름을 부착해버렸다.

상자를 다시 한번 들어보고 내려놓는다. 짐 싸는데 전부 걸린시간은 5분 안팎. 상자의 무게가 암시하는 것은 그것과 정확히 반비례하는 만큼 진지하고 의미심장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여러 의문과 의심을 쏟아내지만. 아직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퇴근하려는데 옆에 언니가 아직도 일에 무척 바쁜 모양이다. 비교적 한가하게 앉아있다가 일어나는 참이었던 나는, 하필, 출근 시간은 헐렁해도 퇴근시간만큼은 종교적으로 지키는 여자라, 그제서야 옆 사람이 바쁘던 것을 알아차려도, 언니 바쁘시면 도와드리고 갈게요,에 진심이 들어있는지 없는지 알길없이 흐릿하게 말을 굴려버린다. 말하기 전부터 이미 로그오프였다. 귀가 길에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언니는 오늘 몸도 별로 안좋았다. 마음 편할 날이 드문 것은 여하튼 다 내가 어지간히도 저밖에 몰라서이다. 자유는 양심과 조화로울 때만 가능하다.

사람 좋은 척하는 것에, 혹은 좋은 사람인척하는 것에 유독 비위가 약한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들 중 하나지만 그래도. 흉내라도 내는 것이 필요한 것들이 있다.


Rachmaninoff Symphony No.2, Op. 27

   

7.04.2012

Forever Overhead

The Riverside
Georges Seurat


Look at it. You can see the whole complicated thing, blue and white and brown and white, soaked in a water spangle of deepening red. Everybody. This is what people call a view. And you knew that from below you wouldn't look nearly so high overhead. You see now how high overhead you are. You knew from down there no one could tell.

He says it behind you, his eyes on your ankles, the solid bald man, Hey kid. They want to know. Do your plans up here involve the whole day or what exactly is the story. Hey kid are you okay.

There's been time this whole time. You can't kill time with your heart. Everything takes time. Bees have to move very fast to stay still.

Hey kid he says Hey kid are you okay.

Metal flowers bloom on your tongue. No more time for thinking. Now that there is time you don't have time.

Hey.

Slowly now, out across everything, there's a watching that spreads like hit water's rings. Watch it spread out from the ladder. Your sighted sister and her thin white pack, pointing. Your mother looks to the shallows where you used to be, then makes a visor of her hand. The whale stirs and jiggles. The guard looks up, the girl around his leg looks up, he reaches for his horn.

Forever below is rough deck, snacks, thin metal music, down where you once used to be; the line is solid and has no reverse gear; and the water, of course, is only soft when you're inside it. Look down. Now it moves in the sun, full of hard coins of light that shimmer red as they stretch away into a mist that is your own sweet salt. The square tank is a cold blue sheet. Cold is just a kind of hard. A kind of blind. You have been taken off guard. Happy Birthday. Did you think it over. Yes and no. Hey kid.

Two black spots, violence, and disappear into a well of time. Height is not the problem. It all changes when you get back down. When you hit, with your weight.

So which is the lie? Hard of soft? Silence or time?

The lie is that it's one or the other. A still, floating bee is moving faster than it can think. From overhead the sweetness drives it crazy.

The board will nod and you will go, and eyes of skin can cross blind into a cloud-blotched sky, punctured light emptying behind sharp stone that is forever. That is forever. Step into the skin and disappear. 

Hello.


- from "Forever Overhead" by David Foster Wallace


뭐하러 이런 긴 인용을 하느냐고. 그냥 이런 글자들의 조합을 키보드로 쳐내는 느낌이 어떤 건지 혹여나 알 수 있을까 싶었다.

앞으로 결혼을 한다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서 그 아이가 13살이 된다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서 그 아이가 13살이 되는 날에 그/그녀가 동의를 한다면, 그렇다면 이 short story를 읽게 해주겠다,라고 쓰려다가, 써버리고, 앞으로 결혼을 한다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서 그 아이가 13살이 된다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서 그 아이가 13살이 되는 날에 그/그녀가 동의를 한다면, 그렇다면 그 때 이 short story를 읽게 할까?,로 바꿔 쓰련다. 이를테면, 평서문을 모두 의문문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겸손에는 접근 가능하다.

나이 열셋에 이런 것을 기꺼이 읽겠다는 감수성의 정도와 종류라면 나는 그/그녀에 대한 책임에의 한계를 더 빨리 경험하게 되겠지만. 그것은 위에 거칠게 늘어놓은 네 개의 가정을 동시에 모두 만족하고 난 다음에도 그것을, 좋아하게 된다,라는 다섯번 째 가정까지 맞아 떨어져야 하는 문제이므로. 아무래도 지금에서는 쓸데없는 상상에 가깝겠다. 

마침 오늘, 올해 열 세번 째 생일을 지낸 걸로 알고 있는 아이를 보러 간 김에 이 스토리를 읽겠냐고 물어본다고 한 게, 깜빡 잊어버리고 헐레벌레 나와버렸다. 약속된 시간보다 몇 분 일찍나오면서 순식간에 수습불가한 어떤 '잘못의 전가' 비슷한 것을 범해버려, 불편한 양심으로 집에 걸어왔다. 

어제, 위 단편이 들어있는 Brief Interviews with Hideous Men 중에 나오는 다른 단편을 "something else"라며 강하게 추천해 버렸는데 그것이 진짜라면, 오늘 읽고 나서, 아 나는 앞으로 그 어떤 말도 안써도 되겠구나,고 다시한번 내 글쓰기의 필요 & 욕구를 확인 사살한 이 스토리는 그냥 something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좀 유감이다. 이것 역시 읽어보라는 글자를 날리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지만, 그런 읽기 & '코드'에의 강요는 안그래도 뭐에든 머쓱한 거리를 더 넓혀놓을 뿐일테지.

7.03.2012

Ode to Summer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e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 W. B. Yeats, "The Lake Isle of Innisfree"

7.02.2012

Affected, Actually

Amedeo Modigliani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불만족. 단순하지 않은 불안. 이 말도 했던 말이고 저 말도 했던 말이다. 그저 피곤함이겠거니. But then so there must be some sort of mistake, and this must've been happening every single day since I don't know when.

7.01.2012

je ne suis pas sûr

The Evening Star
Childe Hassam

이래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