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2012

Quite an Adventure

by Brian Ferry

하하하. 어제는 어찌나 피곤하고 졸렸던지 simplicity & sincerity 라고 제목도 거창하게 써놓고서는 뭐라고뭐라고 쓸려다가 점만 두개 찍고 쓰러져버렸던 것이다. 하. 이런 살인적인 스케쥴은 일주일만 더 버티면 된다. 그전에 쓰러지면 쓰러지라지. 그렇지만 이왕에 사는거 안쓰러지면 덜 번거롭겠다. 아니 감사하겠다. 

어드벤쳐라함은, 오전에, 요즘 일주일 세번씩 만나고 있는 아이와의 노동을 마치고 (오늘은 이 아이에게 '퉁'이란 단어를 배웠다), 이렇게 비쌀줄은 몰랐던 빠마 및 커트를 하고 (아니 왜 동의도 없이 당연스레 이런저런 케어들을 넣어 당황케 하시는지.) 그닥 선호하지 않는 이 여름에, 그닥 좋아하지 않는 오후 두시에서 다섯시 사이의 무더운 태양볕을 온몸으로 맞으며, 무지 호감간다고 할수 없는 찐득찐득한 얼굴을 하고,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은 강남지구를 계속 걸으며 얘기한 것이다. 온몸이 녹는 듯 했고 땀을 비오듯이 쏟아진다는 것처럼 흘렸다. 중간에 너무 지친다 싶으면 커피집(논현동 스타벅스, 신사동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가 열을 좀 식히고 좀 지루해진다 싶으면 일어나 다시 걸으며 얘기했다. 정확히 일곱시까지 걸었다고 할 수 있다. 교보타워 근처에 있는 도스타코스는 꽤 맛있지만 나는 세상에서 최고로 느리게 먹는댄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나는 꽤 어른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발이 아파서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서현에 걸어가 쪼리를 하나 사서 신고 집에 들어왔다. 여름 때문인지 뜨거운 햇볕때문인지 많이 흘린 땀때문인지 아픈 다리때문인지 말을 많이 해서인지 머리가 땡땡 울리고 있지만 오늘 어드벤쳐의 마무리는 옆동네 마드모아젤과 오리 씨지비에서 심야 Dark Knight Rises를 보는 것으로 하기로 했으니 나는 포도를 먹으며 좀 앉아있다가 나갈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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