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9.2012

And So They Say We've Moved



W의 Woo Bar를 연상케하는, 자근자근 라운지 음악만 깔면 바로 파티장으로 돌변할 듯한 이 '미래지향적' 사무실은. 희한한 형광물감을 칠해놓은 것 같은 물고기도, 바라만보아도 크게 배고파질 없게 하는 팬트리도, 바닥과 천장에서 공간을 구분짓는 원 지름이 달라 재미없게 생기지 않은 통유리의 동글동글 미팅룸들도. 종로, 을지로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이십 팔층에서의 전망도, 아직 아름답다,기 보다는 비싸보인다, 외에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굳이 인간미를 찾겠다면, 이 번쩍번쩍하고 바깥이 빵 트인 마천루, 초현대,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등의 좋다는 형용사를 다 거느리는 빌딩의 입구 좌측에 놓인 그랜드 피아노에서 '우아하다고 생각해주세요!'라고 끊임없이 소리치는 듯한 의상 차림의 여자가 하이힐을 신고 아르페지오로 흐느적거리는 가요를 연주케 하는, 치명적인 미학적 판단 오류에서의 불완전성, 의도치 않은 코믹한 효과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다. 오, 다행이라고 -

피곤하다.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희뿌연 것들이 자꾸 웅성웅성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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