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2012

A Clanging Cymbal

Carl Holsoe


출근길 버스 안. 30분전 잠자리에서 억지로 몸을 일으켜 대충 버스에 앉혀놓고 그러자마자 도로 입을 벌리고 잠들어버린 뒤죽박죽 사람 냄새를 45배로 농축시켜 70% 가량의 습도와 섞어내면 얼추 비슷한 정도의 오염이리라. 서서 고약한 사우나를 하는 듯한 기분으로 나 역시 그 오염에 일조를 하며 45분가량 앉아계신 분들의 이마와 코주변에 기름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을 바라보다가 창밖을 보다가 혹시 그분들의 입가에 침이 고이나 고이지 않나 유심히보다가 결론지은 것이 있다. 최근 교보문고 현판에 걸린, 가까이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럴까 어쩔까저쩔까 하는 문구를 지나가며 볼 때마다 과연 그럴까 갸우뚱했는데 오늘 아침에서야 그것은 영 그렇지 않다, 그러기 참 힘들다, 너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고 매듭을 지었다. (내 매듭은 잘도 다시 풀리는 것 같으므로. 그냥 오늘 그렇다 하자.) 그다지 즐겁지 않은 이런 생각을 더 불편하게 하는 것은 고린도 전서 13장인데 나는 시끄럽게 울리는 꽹과리같다는 것을 자꾸 기억나게 하기 때문이다. 바르고 정의로운 말이라도 사랑 없이는 의미없이 허공에서 시끄럽고 말 것인데 나는 정의롭고 바른 말도 아닌데 쉴 새 없이 깡깡 소리를 내고 있다. 이것은 나의 한계이다. (That is, I don't know what love is.) 그 상황에서 도저히 아름다운 것을 찾아낼 수 없었기에 나는 오로지 버스에서 내리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아침부터 땀에 절어 버스에서 내리니 시원하긴 하나, 억울해 죽겠다, 이대로 출근할 수는 없다, 어떤 보상이 필요하다, 같은 어디서 배워먹은 정의 의식을 가지고 씩씩대며 다소 귀족적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샷추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두 모금 들이키고 나서야 뭔가 참을 만해진 것 같고 이제 세상이 좀 균형을 이룬 것 같고 그렇다. 바로 이 때, 아마도 아까 고린도전서 꽹과리 어쩌고를 생각해 냈던 머릿 속의 목소리가 그 새를 못참고 또 불쑥 튀어나와 그런다: 좋~댄다~. 아 정말 얘는 나한테 참 일관성있게 너무한다.

어쨌거나 버스 안을 제외하고서라도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에 나는 계속 젬병이기만 한데 이런 것은 전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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