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2012

Restored



+ 김희조, 박상근제 가야금산조와 관현악
+ Beethoven Triple Concerto for Violin, Cello and Piano in C Major, Op. 56
+ Tchaikovsky Symphony No. 4 in F Minor, Op. 36

목포시립교향악단
지휘: 진윤일
가야금: 이지영, v: 이혜정, c: 우지연, p: 서정원

at Seoul Arts Center


잠시 잊고 지냈던 휴식처. 갖가지 현들이 만들어내는 가느다란 떨림에 나는 황홀했고 그 음들을 다루는 몸들의 조심스러움, 신중함, 멀리서도 표정을 읽을 수 있겠는 정도의 집중에서 깊은 아름다움을 보았다. 어쩜 이리도 오묘하게 만들어 놓은 그의 솜씨가 경이로워 박수를 많이 쳤다. 

분명 오후까지만 해도 지루함, 의미없음, 멍청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 죄책감에 안절부절 못하던 영혼이 조용히 웃었다. 그러니까 살아,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거의 막차를 타고 집에 오는 데도 피곤한 구석이 하나도 없고, 한밤의 공기가 무척이나 상쾌하고 새로웠다. 

주로 비교할 대상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오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 것 같으니, 가능하면 좋은 음악회를 다시 좀 다녀버릇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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