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8.2012

Haircut

Carl Holsoe


낮에는 더워서 나는 벌써부터 땀을 흘린다. 오늘은 온몸에서 먼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그동안 미뤄왔던 머리짧게 자르기를 하기로 했다.

전에 머리를 만져주시던 분이 다른 동네, 미용계의 일퍼센트 어퍼 클라스 무슨무슨 쌀롱으로 가셔서, 까페와 묭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우리 동네 한복판에 서서 어딜갈까 손바닥 뒤집기를 하던 중 네이버 평점이 믿을 수 없게 최하위인 미용실을 가기로 했다. 평점이 3점도 안되는 미용실인데 망하지 않았으면 뭔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9점이 넘는 다른 미용실들은 알바뿌린거다, 라는 결론에서 절대 곧이 곧대로 듣지 않는 현대인(흠?)의 흥미로운 사고양식을 관찰할 수 있다. 개굴개굴.

전부터 숏컷을 하려고 생각해왔었는데, 당연히 본인보다 많이 아실듯한 헤어디자이너께서 정말요? 정말요? 재차 물어보셔서 나는 괜히 자신히 없어져서 점점 기어가는 소리로, 안어울릴 것 같으면.. 그냥.. 마음대로.. 

결국 계획했던 것의 반만 자르고 맘에 안들면 나중에 나머지 반도 마저 자르기로 했다. 그나저나 벌써 이렇게 더워져서 나는 이제 어떡하나.

아침에 옆에 앉은 언니에게,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같고 말도 안되게 똑같아요! 잠만자고 일어나면 또 회사에요!, 했더니 내가 일찍 자는 편이라 더 그렇기도 하고 이제 그렇게 인생 다간다, 고 하셨다. 나는 그 말에 철석같이 동의하는 바로,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자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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