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6.2011

Le Havre



아침부터 저녁까지 좀비스럽게 눈만 껌뻑껌뻑하고 앉아있었던 것 같다. 무슨 청개구리처럼 퇴근하고 나서야 샷을 트리플로 추가한 듯 진한 커피를 그란데로 마신다. (아침엔 따땃한 핫코코아로 세상의 모든 잠을 불렀다.) 영화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마침 처음보는 잡지라 호기심에 들고 나온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Magazine을 훑어보다가 매우 인상적인 기사를 발견하고서는 오늘 한번도 떠 본 적 없는 듯한 정신이 처음으로 깼다. 그래가지고 오후 8시 40분 영화였음에도 이미 너무나 깨끗하고 또렷한 정신으로 들어가기도 했지만. 투박하고 소박하면서도 절제된, 감독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한 컷 한 컷이 너무 좋아, 마지막 장면까지 반짝반짝 별모양 눈을 하고 들여다보았다. 멋드러지게 어울리는 올드한 음악도 참 좋다. 입가의 미소를 부르는 따뜻한 여운이 춥고 무디고 건조한 마음을 녹인다.

잠은 다 잤구나. 이런 패턴이라면 내일도 퇴근까지는... 끄덕.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