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어제 왜 라합이 창녀라는 사실을 끝까지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는지 의아했던 것이다. 내게는 그것이 가장 흥미롭고 전복적인 요소였는데. 음식을 가려먹는 것보다 호흡운동을 하는 것이 백배 이상 좋다고 하길래. 그건 뭐야. 들이쉴때 삼박 내쉴 때 삼박 하는거야? 아니 그냥 호흡 패턴에, 호흡 하고 있는 자체에 집중하는거야. 억지로 조절하려고 하지도 말고. 음식은? 응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는데 속은 물렁한 것들. 예를 들면? 토마토, 메론,... 웩. 토마토. 토마토 아까 했잖아. 오늘도 어김없이 French 코너를 지나며 괜히 Proust 의 A la recherche du temps perdu를 한번 스윽 뽑았다가 스르륵 넘겨보고 다시 스윽 제자리에 꽂는다. 내가 매달리는 것 중 하나.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것들 중 하나. 너라면 정말 해낼 것 같아. 오늘도 너는 침착해보였는데 오히려 내가 더 흥분되는 거 있지. 그래서 내가 네 뒤를 계속 왔다갔다 했잖아. 잘될 것 같아. 안그래도 너는 이미 내가 아는 사람 중 제일 능력자야. 그런데 (스톱).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갈대가 무성한 탄천을 산책했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걷는 둥 마는 둥 삼십분을 했더니 온몸으로 자장가를 부른 듯 나른해져 눈을 꿈뻑꿈뻑 하면서 또 걷는 둥 마는 둥 집에 돌아왔다. 들이쉬고 내쉬고- 하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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