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2012

after the aftermath



그래가지고 어젯밤 울상을 넘어 본격적으로 집중해서 울다 잠이 들었더니 오늘은 눈이 잘 안떠질만큼 얼굴이 심하게 망가져서 하루종일 집에 있어야 했다. 교회에 가려고 집에서 나와 엘레베이터를 탔다가 거울을 보고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도로 들어와버렸다.

해가 지고 나서야 집 앞에서 표 안나게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자전거를 끌고 나와 동네 꽃집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요즘 같은 날씨에 뚱딴지 같아 매력있는 크리스마스 캐롤 오디오북을 들으며 탄천 주변에서 천천히, 표 안나게 놀았다. 늦은 저녁바람에 실린 향을 좇아 어떤 아카시아 나무 주위를 열 바퀴 쯤 빙빙 돌았다.

하루가 다 지나고 잘 시간이 되었는데도 내 눈은 다 알고 있다는 듯 여전히 불그스름하고 그 밑에 불룩한 주머니들은 좀처럼 후퇴하지를 않는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