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2012

it's like spreading jam on bread

photo from 101 Cookbooks

시간을 잘 흘려보내는 것은 마치 식빵에 쨈을 바르는 것과 같다. 기왕이면 오가닉이고 너무 달지 않고 색이 예쁘고 텍스쳐가 너무 묽지 않고 좋아할만한 병에 담겨 있는 것이라면 더욱 좋겠다. 일정하게 적당한 압력을 주어 꼼꼼하게 바르는 작업은 싱싱한 야채를 썰 때처럼 보기에도, 하기에도 좀 재미가 있다.

드럼 세탁기가 돌아가면서 빨래들이 천천이 젖어들고 점점 거품이 나고 물이 빠지고 다시 채워져서 돌아가고 다시 빠지고 다시 채워져서 돌아가고 할 때마다 빨래들이 조금씩 깨끗해지면서 마침내 꺼낼 때가 되어 해가 있는 곳에 널리게 되는 것을 그날 따라 유독 유심히 관찰하면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었다. 

이러한 쨈 바르기는 오직 시간은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음을 인식할 때만이 가능한 작업이다. 쨈 바르기도 귀찮아질 때는 오직 쨈 바르기 위해 태어났다고 마음을 고쳐먹어본다. 이런 마음 가짐은 이를테면 퇴근 후 옷갈아 입기 귀찮을 때도 효과가 있는데 오직 옷갈아 입는 그 순간을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물론 적당한 상상력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혹자에게는 상상하고 집중하는 것이 옷갈아 입는 것보다 더 귀찮다.) 그것도 안될 때는 모르겠다. 그냥 어떻게든 있어도 시간은 흘러간다. 시간을 보내는 것은 사람이 죽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 좋지 않은 일이 아니다.

그런가하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추측해보고 하는 것은 어느 상황에서건 별로 좋은 효과를 본 적이 없었다. 궁금해하는 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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