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2012

the aftermath

photo by Tim Robinson

그래가지고 즐거운 정신으로 끝까지 실험을 완수했고 아빠의 체면도 좀 세움직하다.
그래가지고 내 몫은 다했다고 계획된 정신을 흩뿌리고나니 나는 지금 아빠가 너무 밉고 엄마도 너무 밉다. 열 살처럼 아주 대놓고 울상이다. 와,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내가 해석할 수 있는건가. 아니, 상황 자체가 매우 설명적이니 해석이 필요없을 수도 있다.

오늘 잠들기 전까지만 실컷 밉다가 말았으면 좋겠다. 태연히 아름다운 나무들도 있으니까. 아아, 나는 착하게 살고 싶은데 자꾸 나를 못되게 만들어, 슬프고, 어쩐지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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