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2012

Books and Movies

Maurice Utrillo Playing with a Slingshot
Suzanne Valadon

왠지 어리숙하게 그려서 내가 꽤나 좋아하는 Maurice Utrillo의 엄마되시는 분 Suzanne Valadon이 새총가지고 노는 그의 어릴 적 모습을 그려주시다.  


Books I've read this month:

The Savage Detectives by Roberto Bolaño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by 전혜린
입 속의 검은 잎 by 기형도
Première lettre aux Corinthiens (Bible Parole de Vie)


Movies I've watched this month:

Genova (2008)
The Amazing Spider-Man (2012)
Mad Men (TV Series, Season 5)



집에 있을 때 읽는 책과 출퇴근 길에 읽는 책, 사무실에서 짬날 때 읽는 책, 주말에 몰아 읽는 책이 모두 다르다 보니 이번 달에는 막상 끝까지 읽은 책이 별로 없다. 책이 너무 두꺼워 가지고 다니기에는 무리인 이유가 있겠고, 집어든 책이 생각보다 별로인데 어쨌든 끝까지 읽어는 봐야겠다는 괜한 의무감을 덜 딱딱하게 해줄만한 기분전환용 책까지 해서 가방에 두권씩 넣어가지고 다니는 이유가 있겠다. 그,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다가, 생각보다 별로인 책은 Umberto Eco의 The Name of the Rose 이고 가지고 다니기 무리인 책은 DFW의 Infinite Jest이다. 앞에 것은 100여 페이지 가량 남은 것이 참 다행이고, 뒤에 것은 앞으로 900페이지 가량 더 남았는데도 이미 읽은 만큼 그 마지막 페이지와 가까워진 것이 못내 아쉽다. 내일은 Shakespeare의 Twelfth Night 를 소리내어 읽으러 가는 두 번째 날이다. 지난 주에는 읽은 지 좀 된 Marquez의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를 가지고 어디쯤 갔었는데 심도있는 이야기를 펼쳤다기보다는 그냥 이것저것 아는 척을 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어리석은 모양으로라도 일부러 사람들을 만나 무어라도 꺼내 얘기하는 것은 이제 과제처럼 돼버렸다. 

오전에 방향없이 몰아치는 비를 뚫고 옆동네에 갔다. 1분동안 왠만하면 조리있게, 해야되는 얘기 다 끝내야 하는 게임같은 문제를 연습하는 아이옆에 앉아 이를 다 드러내고 키득키득 웃다, 또 짐짓 진지한 얼굴을 하고 그랬다. 한참 그러고 나와서도 오전이 지나지 않아 귀족적인 스타벅스에 가 전혀 우아하지 않게 앉아있었다.

이번 달에 한번도 영화관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별거 아닌데 괜히 당황스러워하는 것에 당황스러웠다. 그렇지만 오늘 놀라운 스파이더맨을 보았는데 순전히 Andrew Garfield를 보기 위해서였다. Boy A 때부터 유심히 보아온 그의 얼굴이나 몸의 어떠함와 연기는 영화 상영 도중 여러번 스크린을 멈춰버리고 싶게 한다. 진짜다, 싶다. 웃을 때 진짜 웃고 울 때 진짜 우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 표정 없을 때에도 그의 눈은 뭔가 계속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쓰지만 누군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다른 누군가에 대해 쓰고 있겠는 클리쉐일 뿐이겠고 그냥 과도한 감정이입으로 일어나는 착각일 수 있겠다. 아무튼 나는 그가 참 좋기 때문에 오늘도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안절부절 못하고 계속 오른 검지 손가락을 물어뜯었다. 그가 영화 속 상대역과 데이트를 하고 있는 것은 좀 의외인데 나는 애초에 그도 잘 모르고 그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으니 의외라고 느끼는 것은 외람된다.  

이제 어쩌다가 마주친 새로운 사람들이 왠만하면 나보다 어린 것으로 밝혀지는 것이 썩 유쾌하다고 할 수는 없는데 이에 어떤 인위적인 감정을 투척해 자연스럽게 다듬어볼까. 적어도 어느때나 불쾌하지 않은 것은 확실해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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